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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센트럴코스트 텃세? 'K-리그 대표'성남,호텔로비 쪽잠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2-04-01 15:05



호주 원정에 나선 성남 일화 선수단이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홈 텃세'를 톡톡히 치렀다.

성남 선수단은 부산과의 홈경기 이튿날인 31일 오후 7시 10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센트럴 코스트(호주)와의 원정전을 위해 비행기에 올랐다. 전날 부산전 피로가 채 가시지 않은 상태였다. 10시간이 넘는 장거리 비행 후 주말 아침 시드니 공항에 도착했다. 또다시 2시간 가량 단체버스를 타고 마침내 경기장 근처 호텔에 도착했다. 안식처를 눈앞에 두고 안도하는 순간 '홈팀' 센트럴 코스트가 준비해뒀다는 호텔 측에서 뜻밖의 말을 들었다. "아직 방 준비가 덜 됐다"는 것이다. 인천에서 시드니까지 10시간이 넘는 장시간 비행 직후 호텔 로비에서 꼬박 3시간을 대기했다. 밤 비행에 지친 선수들은 호텔 로비 소파에서 불편한 자세로 새우잠을 청했다.

올 시즌 빡빡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K-리그 일정을 동시에 소화해야 하는 성남으로서는 참으로 어이없는 '악재'였다. 아시아 최고 클럽이 총출동하는 챔피언스리그에 대처하는 '홈팀' 호주 측의 자세는 한마디로 프로답지 못했다. 멀리서 온 '손님', K-리그 대표구단을 향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 K-리그 대표 프로선수들이 호텔 로비에서 휴대용 목배게를 한 채 쪽잠을 자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신태용 성남 감독은 30일 부산전 패배 직후 기자회견에서 4월 일정을 묻는 질문에 "죽음의 레이스"라고 답했다. "사실 앞에서는 웃으면서 이야기하지만, 속으로는 이 스케줄을 어떻게 감당할지 상당히 걱정이 많이 된다. 선수들을 일정에 맞게 어떻게 잘 운용해야 할지 고민중"이라고 했다.

4월 성남의 시간표를 보면 숨이 턱 막힌다. 사흘 간격으로 경기를 치러야 하는 그야말로 '살인 스케줄'이다. 3일 오후 7시30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G조 3라운드 센트럴코스트와의 경기 후 4일 오후 5시20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이후 8일 포항과의 홈경기, 11일 전남 원정, 14일 대전 원정이 사흘 간격으로 줄줄이 늘어서 있다. 18일엔 센트럴코스트와의 홈경기, 22일엔 광주와 홈경기, 28일엔 수원 원정전이 예정돼 있다.

도착하자마자 '로비 3시간 대기'의 텃세까지 치른 성남은 다시 전열을 가다듬었다. 구단 공식 SNS를 통해 '긴말 필요없고 승리로 본때를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승리를 향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성남을 포함, G조 나고야 그램퍼스, 텐진 테다, 센트럴 코스트 모두 지난 2경기에서 2무로 팽팽하다. 빡빡한 스케줄 속에 최고의 피로회복제는 역시 승리다. 이기는 경기는 결코 피곤하지 않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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