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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의 A매치, 클래식 더비, 슈퍼매치, 수도권 더비, 영원한 맞수 등 수식어부터 홍수를 이룬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두 팀의 대결을 '아시아 최고의 더비(Asia's top derby)'라고 소개했다.
서울은 25일 디펜딩챔피언 전북에 2대1로 역전승했다. 2010년 K-리그 정상에 선 이후 15개월 만에 1위(승점 10·3승1무)에 올랐다. 26일 꿀맛 휴식을 즐긴 후 27일 훈련을 재개했다. 수원은 24일 제주 원정에서 1대2로 역전패했다. 시즌 첫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25일 회복훈련, 26일 휴식에 이어 27일 그 날을 향해 출발했다. 수원은 3위(승점 9·3승1패)에 포진해 있다. 두 팀의 승점 차는 불과 1점이다.
스토리가 넘친다. 윤성효 수원 감독과 최용수 서울 감독은 보통 인연이 아니다. '빼도 박도 못하는 직속 선후배'다. 동래중-동래고-연세대 선후배 사이다. 부산 사나이들이다. 세월이 흘러 '검붉은 서울'과 '푸른 수원'의 상징적인 존재로 우뚝섰다. 특별한 인연이라 거침이 없다. 윤 감독은 시즌 개막 직전 최 감독에게 '깜짝 제안'을 했다. "올해가 끝나면 계약기간이 6개월밖에 안 남거든. 올해는 내가 우승하고 내년에는 니가 해라." 선배의 발언에 최 감독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 양보할 수 없다는 눈치였다.
두 팀 모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라이벌전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비책이 필요하다. 윤 감독은 제주전 패배가 오히려 약이 됐다고 한다. 최 감독은 이전 4경기와는 다른 전술을 구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극과 극의 스타일에서 대결은 시작됐다. 윤 감독은 축구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최 감독은 이미 도발했다. 그는 전북전을 앞두고 전복만 먹어 배탈이 났다고 했다. 그리고는 "내일부터 내가 무엇을 먹겠느냐. 판단에 맡기겠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정답은 닭이다. 닭은 수원 삼성 블루윙즈를 폄하할 때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지난해 두 차례의 대전에서 수원이 모두 웃었다. 상대 전적도 기울었다. 서울이 2004년 연고지를 이전한 후 두 팀은 28차례 충돌했다. 11승8무9패로 수원이 앞서 있다. 최 감독은 지난해의 아픔을 되돌려놓겠단다. 윤 감독은 홈에서는 무조건 이긴다고 한다.
두 팀이 그라운드에서 만나면 축구가 아닌 전쟁이다.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희비는 엇갈린다. 운명의 주사위가 던져졌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