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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스피리트', 홍명보의 1순위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2-03-23 14:27


홍명보호가 14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2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카타르와 최종전을 펼쳤다.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내리고 있다.
상암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3.14

홍명보 감독에게 1순위는 팀이다. 팀이 선수보다 먼저다.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선수들에게도 '팀 스피리트(Team Spirit, 팀을 위해 희생하는 정신)'를 강조한다. 동료 선수들끼리 서로 존중하는 것은 기본이다. 지원 스태프들에게도 예의범절을 지키게 한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를 떠나며 선수들이 청소인력, 운전기사에게까지 고맙다는 인사를 하게 한 일화는 유명하다.

홍 감독 개인 경험의 영향을 받았다. 홍 감독은 현역시절이었던 1992년부터 1997년까지 포항에서 뛰었다. 포항에는 홍 감독을 비롯해 황선홍 라데 최문식 박태하 백승철 등 한국 축구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있었다. 하지만 홍 감독이 뛰던 시기 포항의 K-리그 우승은 1992년 단 한번에 그쳤다. 이후에는 일화(현 성남)와 울산, 부산에게 밀렸다. 스타 선수들이 모여있다보니 다른 팀들에 비해 팀 워크가 떨어졌다. 중요한 순간에 개인플레이를 하다가 무너졌다.

반대의 경험도 있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이었다. 거스 히딩크 감독 아래에서 선수들은 하나의 팀으로 뭉쳤다. 4강 신화의 원동력이었다. 지도자가 된 뒤 홍 감독은 팀 스피리트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 2009년 이집트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에서 선수들을 다독이면서 하나로 만들었다. 8강 진출을 일구어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목표했던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주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일었다. 하지만 홍 감독은 더 큰 소득을 얻었다. 이 대회를 통해 선수들이 '팀'에 눈을 떴다.

홍 감독은 광저우에서 팀에 눈을 뜬 선수들과 함께 2012년 런던올림픽에 도전한다. 여기에 그동안 홍명보호에 들어오지 못했던 유럽파를 섞을 생각이다. 좋은 선수를 선발하기 위해 홍 감독은 22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4월말까지 일본과 북중미, 유럽 등을 돌아볼 생각이다.

올림픽을 준비할 시간이 길지 않다. 유럽파들은 하루라도 빨리 팀에 녹아들어야 한다. 팀 스피리트가 촉매제다. 제 아무리 기량이 좋더라도 팀 스피리트가 떨어지면 부르지 않을 생각이다.

7월 런던에서 홍명보호는 11명이 한 몸같이 되는 순간을 꿈꾸고 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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