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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만 해도 수원 삼성 공격의 핵심은 스테보(30)였다.
훈련장에서도 스테보의 마음은 편치 않다. 한국어를 못해 통역을 거쳐야 하는 자신과 달리 동료들과 한국어로 자유자재로 소통하는 라돈치치의 모습이 달갑게 보일 리 만무하다. 이웃국가인 마케도니아(스테보)와 몬테네그로(라돈치치) 출신인 만큼 두 선수의 우애는 나무랄 데가 없다. 그러나 사생활과 축구는 별개다. 팀에서는 피할 수 없는 경쟁을 해야 한다. 라돈치치를 바라보는 스테보는 겉으로 웃고 있지만, 속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스테보는 최근 큰 결심을 했다. 그동안 미루고 있었던 한국어를 배우기로 한 것이다. 수원 관계자는 "본인이 필요성을 느꼈는지 라돈치치 때문인지얼마 전부터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훈련도 열심이다. 강원전을 끝으로 AFC 징계가 풀려 윤 감독의 부름만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윤 감독은 또 다시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라돈치치와 스테보 모두 타깃맨으로 손색이 없는 자원이다. 누가 그라운드에 나서도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그러나 투톱으로 설 때 효과는 반감된다는게 대다수의 지적이다. 윤 감독 입장에서는 한창 물이 오른 라돈치치를 빼기도 그렇고, 너무 오래 쉰 스테보를 묵혀 두기도 아깝다. 윤 감독은 "컨디션을 봐가며 결정을 해야 할 것 같다. 지금은 정말 누구를 선택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웃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