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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磨斧作針·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말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뜻)'
박경훈 감독은 이런 배일환의 노력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박 감독은 "개인 훈련만 놓고 본다면 우리 팀에서 가장 열심히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시즌 2군 경기에도 제대로 뛰지 못한 선수가 포기하지 않고 훈련에 매진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감동했다"고 했다. 노력의 결실은 바로 맺어졌다. 박 감독은 4일 인천과의 개막전(3대1 승)에 앞서 "배일환을 주목하라"며 "배일환을 '제2의 이근호'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박 감독의 의도는 바로 맞아떨어졌다. 부지런히 인천의 왼쪽 수비를 흔들던 배일환은 꿈에 그리던 K-리그 데뷔골을 성공시켰다. 배일환은 이내 냉정해졌다. 자신이 뛰었던 경기를 복기하며 더 나은 모습을 준비했다. 배일환은 18일 광주와의 원정경기에서 두 골을 몰아넣었다. 팀은 2대3으로 패했지만 배일환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배일환은 올시즌 3경기에 3골을 몰아넣으며 산토스, 자일, 호벨치를 등 용병트리오를 제치고 팀내 득점 1위에 올랐다. 배일환은 "경기 전 감독님이 '너에게 찬스가 많이 갈꺼다'고 얘기해주셨다. 부담 갖지 않고 긍정적으로 경기에 임했던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배일환의 별명은 '들소'다. 과감한 몸싸움과 저돌적 플레이 때문에 얻은 별명이다. 제주의 오른쪽 측면을 지배하는 '들소'의 활약은 올시즌 제주 성적표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배일환은 이 부담감을 땀의 노력으로 이겨낼 준비가 돼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