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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비우고 내 자리에서 최선 다하면 풀리지 않겠는가."
'사즉생(死卽生·죽고자 하면 반드시 산다 는 뜻).' 허 감독은 무릎을 쳤다. 그는 "지인이 보내온 문자 메시지의 마지막에 '사즉생' 문구가 있었는데 참 와 닿았다"며 "지금까지 축구 인생을 돌이켜보면 참 많은 고비가 있었다. 그때마다 힘들다고 생각했지만, 잘 넘겨 왔다. 이번에도 그럴 수 있을거라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선수들에게도 다시 시작하자고 말했다. '못넘을게 어디있나. 이제 두 경기 밖에 하지 않았으니까 분명 반전의 계기가 있을 것이다'고 했더니 다들 고개를 끄덕이더라"고 했다.
허 감독은 정면돌파하기로 했다. 주변 잡음에 흔들리지 않고 선수단에만 집중할 생각이다. 무엇보다 남탓보다는 자기부터 돌아보기로 했다. 허 감독은 11일 수원과의 인천축구전용경기장 개장경기 0대2 완패 후에도 "선수들은 잘 해줬는데, 감독이 덕이 없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자기 반성을 했다. '허정무 저격수'로 나선 '인천축구를 사랑하는 시민들의 모임(인축사)'의 오인복 회장과 전화통화로 공생의 길을 얘기하기도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