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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상무에 분 김정우 후광효과와 부작용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2-01-29 12:57


상주 상무의 백지훈 이종성 김민수(왼쪽부터) 남해=하성룡 기자

이쯤이면 김정우(30·전북) 후광효과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

지난 시즌 미드필더에서 공격수로 변신해 18골을 넣은 김정우는 2011년 상주 상무 최고의 히트작이었다. 김정우는 지난해 9월 전역해 팀을 떠났지만 상주 상무에 그의 향수는 아직도 짙게 배어 있었다.

경남 남해에서 전지훈련 중인 상주 상무 선수단의 입에서 '김정우'란 이름이 끈임없이 거론됐다. 올시즌 재기의 꿈을 안고 입대를 결정한 백지훈(27)은 "부상 때문에 2011년을 통째로 쉬며 이대로 선수 생활이 끝나는 게 아닌가 걱정을 많이 했다. 터닝포인트가 필요했다. 군대에서 부담감을 덜고 경기를 뛰고 싶었다. 마침 입대를 고민하고 있을 때 (김)정우형을 보면서 결정을 내렸다. 군대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싶다"고 밝혔다. 상주에서 제2의 전성기를 연 김정우가 축구를 포기할 뻔 했던 백지훈의 재기본능을 자극한 셈이다.

수비형 미드필더 이종성(20)이 어린 나이에 입대를 결정한 것도 김정우가 있었기 때문. 김정우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는 그는 "뒷모습이 김정우를 닮았다는 얘기를 들었다.(웃음) 정우형이 수비형 미드필더를 보다가 공격수로 변신해 골도 많이 넣었다. 나도 공격력은 좋은데 수비력이 안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 정우형처럼 공격력과 수비력을 모두 갖춘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소속팀 수원 삼성과 부모님의 입대 반대에도 김정우만 보고 상무 입대를 결정한 그다.

박항서 상주 감독의 조련 속에 올시즌 측면 미드필더에서 공격수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김민수(28)는 제2의 김정우를 꿈꾼다. "감독님이 빠져다니면서 움직이는 스타일을 원하신다. 정우형처럼 타깃형 스트라이커가 아닌만큼 볼 키핑능력을 키워서 수비수들을 교란시키는 공격을 하고 싶다. 정우형도 포지션 변경하고 골을 많이 넣었으니 나도 10골 이상 생각하고 있다." 상주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전북과 대박 계약을 맺은 김정우의 행보도 올해 9월 제대를 앞둔 김민수가 바라보는 미래와 같다.

마땅한 공격수가 없는 상주 입장에서는 제2의 김정우가 나타나 공격진을 이끌어준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득점 쏠림 현상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도 나온다. 상주내 최고참인 최효진은 "지난해 정우형이 득점을 해주는 경우가 많아 편했지만 한편으로는 정우형이 빠지는 경기에서는 큰 문제가 생겼다. 한 선수의 득점력에 의지하는 것보다 여러 선수들이 4~5골씩 넣어주는게 팀을 위해 나을 것 같다"며 "올시즌에는 미드필드에 공격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이 들어왔으니 많은 선수들이 득점을 해줬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남해=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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