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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K-리그에서 9골 8도움을 기록하며 '부산의 별'로 사랑받은 한상운(26)은 지난 겨울 성남 유니폼을 입었다. '15억원+장학영'이라는 호조건에 갸우뚱하는 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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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운은 지난 시즌 부산에서 주로 '원톱' 자리에 섰다. 후반기 파그너의 영입 이후 섀도스트라이커로 내려앉기 전까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프로 첫해이던 2009년, 한눈에 재능을 알아봐준 황선홍 포항 감독(당시 부산 감독)은 발빠른 한상운을 왼쪽 윙어로 썼다. 팀 사정에 따라 '원톱'으로 보직을 변경했지만, 측면에서 자유롭게 휘저으며 골 찬스를 노리는 윙어 자리가 스스로도 편했다. 이번 홍콩 아시안챌린지컵에서 신태용 성남 감독은 한상운은 왼쪽 날개로 기용했다. 선수의 장점을 정확히 꿰뚫었다. 몸놀림이 가벼웠다. 예리한 왼발 크로스가 빛을 발했다. 물만난 고기처럼 펄펄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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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3-1 포메이션에서 '원톱' 요반치치, 나란히 선 에벨찡요, 에벨톤과 '함께일 때 두려울 것이 없는' 공격라인을 구성했다. 10골 중 8골이 이들의 발에서 나왔다. 한상운은 무려 6골에 기여했다(3골 3도움). 광저우 부리전에서 요반치치과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후 에벨톤의 선제골을 도왔고, 시미즈전에선 에벨찡요의 두번째골을 도왔다. 충분히 발을 맞출 시간이 없었음에도 이심전심 서로를 알아봤다.
여기에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일 줄 아는 신 감독 특유의 리더십 역시 한상운을 춤추게 했다. 지난 19일 홍콩 아시안챌린지컵 출전 직전 한상운은 신 감독을 향한 믿음을 이야기했다. 성남에 오기 전 단국대 후배이자 절친인 홍 철로부터 "(감독님이) 선수들이 100%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편안하게 해주신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한상운은 "신 감독님이 먼저 믿음을 주신다. 믿음을 받다보니 신뢰가 많이 쌓인다"며 웃었다. 첫 우승으로 그 믿음에 보답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