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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훈 "경기를 너무 뛰고 싶다" 2년 만에 복귀 초읽기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2-01-27 01:24 | 최종수정 2012-01-27 08:47


2012년 상주 상무에서 재도약을 꿈꾸고 있는 백지훈. 무릎 부상에서 회복돼 재활 훈련에 한창인 그는 4월 초 그라운드 복귀를 목표로 상주의 전지훈련지 남해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스포츠조선DB

청소년대표팀→올림픽대표팀→A대표팀 등 엘리트코스를 밟은 그는 거칠게 없었다. FC서울과 수원 삼성 등 라이벌팀을 모두 거치며 K-리그 대표 스타로 떠 올랐다. 연예인 못지 않은 잘생긴 외모로 소녀팬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20대 초반까지만 그의 그라운드는 화려했다. 하지만 수원에서 활약하던 2010년 9월 4일, 그는 자취를 감췄다. 무릎 부상에, 더딘 회복에 무릎을 꿇었다. 16개월 동안 그는 축구팬들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혀졌다.

상주 상무에서 재도약을 꿈꾸는 백지훈(27)의 얘기다. 그가 오랜 침묵을 깨고 2011년 11월 말 다시 세상으로 나왔다. 국군체육부대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부터다. 현재 그는 화려했던 과거를 뒤로 한 채 상주의 전지훈련지 남해에서 조용히 재활훈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스포트라이트는 사치였다. 가슴속에 아주 소박한 희망을 품은 채 그라운드 복귀를 준비하고 있었다.

"경기를 너무 뛰고 싶다. 골도 어시스트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 오로지 경기에 나설 수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예전에는 몰랐지만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게 이런게 큰 행복인 줄 몰랐다."

1년의 여유가 있었지만 2012년 입대를 결정한 이유도 그라운드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었다. 지난해 상주 상무에서 화려하게 제2의 전성기를 연 김정우(30·전북)의 활약도 그의 재기 본능을 자극했단다.

"부상때문에 2011년을 통채로 쉬며 관중석에서만 경기를 지켜봤다. 이대로 선수 생활이 끝나는게 아닌가 걱정을 많이 했다. 터닝포인트가 필요했다. 군대에서 부담감을 덜고 경기를 뛰고 싶었다. 마침 입대를 고민하고 있을 때 (김)정우형을 보면서 결정을 내렸다. 군대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싶다고 생각했다."

복귀 과정은 순조롭다. 모든 것이 새롭지만 바뀐 환경에도 금세 적응했다. 동료들과 박항서 상주 감독이 그의 재기를 적극 돕고있다. 그는 "아침과 저녁 점호 등 모든 것이 새롭다. '다,나,까'로 끝내야 하는 말투도 생소하다. 하지만 치곤이형, 치우형, 종민이형 등(FC서울 시절 동료) 등이 많이 도와주고 박항서 감독님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배려해주셔서 잘 생활하고 있다"며 오랜만에 미소를 보였다.

그의 시선은 3월 K-리그 개막전이 아닌 4월 초를 향하고 있다. 2개월 이상 재활훈련을 소화해야 하는데다 경기 감각을 살리기 위한 실전 훈련도 병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힘든 재활훈련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10년 만에 짧아진 머리만큼 가볍단다. "고등학교 졸업한 이후 10년만에 머리를 짧게 잘랐는데 기분이 묘했다. 고등학생때가 생각났다. 그래서 머리를 깎으며 스스로 다짐했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2년 뒤에는 박수 받고 제대하자'."


남해=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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