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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대표팀→올림픽대표팀→A대표팀 등 엘리트코스를 밟은 그는 거칠게 없었다. FC서울과 수원 삼성 등 라이벌팀을 모두 거치며 K-리그 대표 스타로 떠 올랐다. 연예인 못지 않은 잘생긴 외모로 소녀팬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20대 초반까지만 그의 그라운드는 화려했다. 하지만 수원에서 활약하던 2010년 9월 4일, 그는 자취를 감췄다. 무릎 부상에, 더딘 회복에 무릎을 꿇었다. 16개월 동안 그는 축구팬들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혀졌다.
1년의 여유가 있었지만 2012년 입대를 결정한 이유도 그라운드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었다. 지난해 상주 상무에서 화려하게 제2의 전성기를 연 김정우(30·전북)의 활약도 그의 재기 본능을 자극했단다.
"부상때문에 2011년을 통채로 쉬며 관중석에서만 경기를 지켜봤다. 이대로 선수 생활이 끝나는게 아닌가 걱정을 많이 했다. 터닝포인트가 필요했다. 군대에서 부담감을 덜고 경기를 뛰고 싶었다. 마침 입대를 고민하고 있을 때 (김)정우형을 보면서 결정을 내렸다. 군대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의 시선은 3월 K-리그 개막전이 아닌 4월 초를 향하고 있다. 2개월 이상 재활훈련을 소화해야 하는데다 경기 감각을 살리기 위한 실전 훈련도 병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힘든 재활훈련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10년 만에 짧아진 머리만큼 가볍단다. "고등학교 졸업한 이후 10년만에 머리를 짧게 잘랐는데 기분이 묘했다. 고등학생때가 생각났다. 그래서 머리를 깎으며 스스로 다짐했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2년 뒤에는 박수 받고 제대하자'."
남해=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