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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은 꼭 외국인 감독 같아요."
인터뷰만이 아니다. 선수단 운영 곳곳에 '배려'가 숨어있다. 홍 감독은 태국 킹스컵 직후 사우디전 소집 명단을 발표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일부러 설 연휴 이후로 미뤘다. 탈락 선수들이 암울한 기분으로 설 연휴를 보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사우디전 명단을 20명이 아닌 21명으로, 1명 더 발표한 것도 선수단 전체 분위기를 생각해서다. 홍 감독은 "한 명의 선수가에게 부상이 있다. 3~4일 후에 그 선수가 나서겠지만 우선 그 선수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를 1명을 더 뽑았다. 여기에 선수들 사이의 관계가 좋다. 그 선수가 탈락한다면 선수 본인은 물론 다른 선수들도 실망할 수 있다. 팀 분위기를 고려했다"고 했다. 홍 감독은 끝까지 몸이 안 좋은 선수의 이름을 입밖에 내지 않았다. 이 역시 해당 선수를 배려해서였다.
'소통'과 '배려'로 선수들에게 후한 평가를 들은 홍 감독이지만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에는 인색했다. 선수들이 '외국인 감독 같다고 칭찬하더라'는 말에 홍 감독은 "선수들에게 외국말로 대화한 기억이 없다. 언제나 한국말로 말한다"면서 농담을 하며 즉답을 피했다.
이날 가벼운 볼터치 훈련을 마친 홍명보호는 26일 0시 35분 카타르 도하로 출국한다. 도하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가진 올림픽대표팀은 2월 2일 결전이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 담맘에 입성한다. 홍 감독은 "경기 자체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경기를 지배하겠다. 조직적인 부분을 보완해 꼭 승리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파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