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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감독 같아요" 선수들 매료한 홍명보의 매력은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2-01-25 18:20


다음 달 5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치르는 올림픽 최종예선 4차전(원정)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25일 오후 파주 NFC로 소집됐다. 매서운 한파가 몰아친 가운데 선수들이 뜨거운 입김을 내 뿜으며 훈련을 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올림픽팀은 26일 0시35분 발 항공편으로 카타르로 떠난다. 파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감독님은 꼭 외국인 감독 같아요."

화두는 홍정호(제주)가 던졌다. 다음달 5일 사우디아라비아의 2012년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 원정경기를 앞두고 25일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입소하면서였다. 홍정호는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에 대해 "미팅할 때 '경기력이 안 좋아도 비난은 내가 막아주겠다'는 등 선수들이 생각지도 않은 말을 해줘 놀랍다.별것 아니지만 선수들에게는 굉장히 큰 힘이 된다. 꼭 외국인 감독 같다"며 엄지를 세웠다. 다른 선수들도 홍 감독 칭찬에 열을 올렸다. 골키퍼 이범영(부산)은 "자율적인 측면이 강하다. 지킬 것만 지키면 서로 편하고 즐겁게 축구할 환경을 만들어준다"고 했다. 서정진(전북)은 "삼촌처럼 편안해서 좋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선수들을 사로잡은 홍 감독의 매력은 무엇일까. 홍 감독은 '소통의 기본'을 지키는 지도자다. 이날 훈련 하기 전 인터뷰에서 엿볼 수 있었다. 홍 감독은 "소통이라고 한다면 매일 선수들과 이야기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내가 굳이 이야기하지 않더라도)선수들이 우리 팀의 분위기에 대해 잘 알고 서로 이야기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만약 어떤 선수에게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그 선수에게 내가 뭐라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그 선수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그것이 대화의 기본이다. 요즘 사회에서 '소통'이 화두가 되고 있다. 우리 팀은 소통이 어렵다거나 소통 그 자체가 화두가 되지는 않는다"고 자신했다.

인터뷰만이 아니다. 선수단 운영 곳곳에 '배려'가 숨어있다. 홍 감독은 태국 킹스컵 직후 사우디전 소집 명단을 발표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일부러 설 연휴 이후로 미뤘다. 탈락 선수들이 암울한 기분으로 설 연휴를 보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사우디전 명단을 20명이 아닌 21명으로, 1명 더 발표한 것도 선수단 전체 분위기를 생각해서다. 홍 감독은 "한 명의 선수가에게 부상이 있다. 3~4일 후에 그 선수가 나서겠지만 우선 그 선수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를 1명을 더 뽑았다. 여기에 선수들 사이의 관계가 좋다. 그 선수가 탈락한다면 선수 본인은 물론 다른 선수들도 실망할 수 있다. 팀 분위기를 고려했다"고 했다. 홍 감독은 끝까지 몸이 안 좋은 선수의 이름을 입밖에 내지 않았다. 이 역시 해당 선수를 배려해서였다.

'소통'과 '배려'로 선수들에게 후한 평가를 들은 홍 감독이지만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에는 인색했다. 선수들이 '외국인 감독 같다고 칭찬하더라'는 말에 홍 감독은 "선수들에게 외국말로 대화한 기억이 없다. 언제나 한국말로 말한다"면서 농담을 하며 즉답을 피했다.

이날 가벼운 볼터치 훈련을 마친 홍명보호는 26일 0시 35분 카타르 도하로 출국한다. 도하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가진 올림픽대표팀은 2월 2일 결전이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 담맘에 입성한다. 홍 감독은 "경기 자체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경기를 지배하겠다. 조직적인 부분을 보완해 꼭 승리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파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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