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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네가 선발이다."
2009년 시즌이 끝나고 김현성은 프로 선수 생활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다. 상무 입대까지 생각했다. 2010년 시즌을 앞두고 기회가 찾아왔다. 2010년 대구에 부임한 이영진 감독이 김현성을 불렀다. 2009년까지 서울 코치로 있었던 이 감독은 김현성을 잘 알고 있었다. 바로 짐을 꾸려 대구로 내려갔다. 1군에서 뛸 수 있는 기회였다.
환경은 마련됐지만 쉽지 않았다. 대구도 주전 경쟁이 치열했다. 장남석과 송제헌 등 잔뼈가 굵은 선수들이 버티고 있었다. 외국인 선수들도 버거운 상대였다. 2010년 김현성은 10경기에 출전해 1골을 넣는데 그쳤다.
8월 김현성의 상승세에 기름을 붓는 사건이 있었다. 홍명보 감독은 9월 오만과의 2012년 런던올림픽 최종예선전을 앞두고 올림픽대표팀의 강화훈련에 김현성을 불렀다. 생애 첫 대표팀 승선이었다. 강화훈련이 끝난 뒤 김현성의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다. 9월 9일 서울과의 K-리그 24라운드에서 2골을 몰아치며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이 골이 촉매제였다. 올림픽대표팀 단골 멤버가 됐다.
올림픽대표팀에서도 처음에는 겉돌았다. 교체 출전과 결장을 반복했다. 반전은 11월 23일 오만과의 최종예선 원정경기였다. 0-1로 뒤지던 후반 22분 동점 헤딩골을 만들어내며 1대1 무승부를 이끌었다. 나흘 후 사우디아라바이와의 홈경기에서 풀타임을 뛰며 주전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덴마크전에서 김현성은 골을 넣지는 못했다. 하지만 가능성을 보였다. 체격조건이 좋은 덴마크 수비수들을 상대로 밀리지 않았다. 활발한 움직임으로 찬스를 만들어냈다. 홍명보 감독도 "찬스를 만드는 과정이 좋았다"고 만족했다. 남은 최종예선 3경기에서 주전 자리를 거의 확정짓는 순간이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