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덴마크전 분석]또 진화한 홍명보호, 결정력만 아쉬웠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2-01-18 20:41



두 번째 실험 제물은 덴마크였다.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변화를 선택했다.

1차전 태국전(3대1 승) 베스트 11과 비교하면 9명이 바뀌었다. 김현성(서울)이 원톱에 포진한 가운데 백성동(주빌로 이와타)이 섀도 스트라이커로 출격했다. 좌우측 날개에는 김민우(사간도스)와 서정진(전북),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윤빛가람(성남)과 정우영(교토)이 섰다. 수비라인의 경우 홍정호(제주)와 장현수(FC도쿄)가 중앙 수비, 윤석영(전남)과 오재석(강원)은 좌우측 윙백으로 나섰다. 골문은 이범영(부산)이 지켰다. 김민우와 윤석영을 제외하고 새로운 선발 진용이었다.

후반에는 태국전에 이어 또 다시 5명을 교체시켰다.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한국영(쇼난) 김영권 조영철(이상 오미야) 김동섭(광주)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16명을 가동시켰다.

변화무쌍한 시도에 희망의 꽃이 폈다. 홍명보호가 첫 상대한 유럽팀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위(한국 30위) 덴마크는 1.5군이 포진한 A대표팀이다. 득점없이 비겼지만 경기 내용에선 완승이었다. 상대를 압도했다.

킹스컵에 출전한 목적은 2012년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2월 5일·사우디아라비아, 2월 22일·오만)에 대비, 경기 감감과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목표치에 근접했다. 리틀 태극전사들은 또 진화했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90%를 넘어선 분위기다.

전술적인 징크스는 재현됐다. 홍명보호는 전반보다 후반에 더 강하다. 이날도 그랬다.

전반전의 옥에 티는 수비라인의 불안이었다. 뛰어난 체격조건을 앞세운 상대의 역습에 허둥지둥했다. 좌우 측면은 쉽게 돌파를 허용했고, 중앙에서도 선수들을 빈번히 놓치며 공간을 내줬다. 전반 중반에는 중원 주도권도 빼앗겼다. 둔탁한 볼터치와 잦은 패스미스가 빌미가 됐다. 수적 싸움에서도 열세였다.

전반 종반 분위기를 반전시킨 올림픽대표팀은 후반 차원이 다른 팀으로 변모했다. 공격이 거침이 없었다. 일방적인 경기였다. 찬스를 만드는 과정이 훌륭했다. 빠른 공수전환에 이어 측면 공격이 날카로웠다. 백성동 김민우 서정진 김보경이 빠른 발과 한 수 위의 개인기를 앞세워 상대 수비를 농락했다. 원톱 김현성은 파괴력 넘치는 플레이로 거칠게 몰아쳤다. 덴마크는 후반 7~8명이 수비에 포진, 밀집수비를 펼쳤다.


아쉬움은 남았다. 한국 축구의 고질인 골결정력이었다. 수많은 기회에도 끝내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지나치게 완벽함을 추구하다 문턱에서 걸렸다. 좁은 지역에서 패스를 연결하다 끊겼다. 몇 차례 수비라인을 통과하는 장면도 연출했지만 상대 골키퍼에게 또 가로막혔다.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는 시도가 있었다면 더 쉽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다. 그물망 수비에 대한 면역력을 키운 것은 소득이었다. 그러나 문전에서의 침착한 플레이, 다양한 패턴의 공격 전술은 보완해야할 과제로 남았다.

런던올림픽을 향한 행보가 가볍다. 킹스컵 최종전 노르웨이전(21일)에서도 홍 감독의 실험은 계속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