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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루니' 이종호 "2년차 징크스? 지난해 말아 먹어서"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2-01-15 03:56 | 최종수정 2012-01-15 10:53


전남 이종호. 광양=하성룡 기자

2년차 징크스란 피할 수 없는 운명일까.

최소한 '광양 루니' 이종호(20·전남)에게 2년차 징크스란 그냥 웃고 넘길 만한 단어일 것 같다. 14일 전남 광양에서 동계훈련 중인 이종호는 "2년차 징크스는 없다"고 자신했다. 이유가 독특했다. "1년차때 워낙 말아 먹어서, 2년차 징크스라는게 있을 수 없다."

전남의 유스팀 광양제철고를 졸업하고 2011년 전남에 입단한 이종호는 정해성 전남 감독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기대주였다. 정 감독은 "파괴력 있는 돌파와 과감한 슈팅을 해줄 수 있는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내심 지동원(21·선덜랜드)과 함께 전남의 공격을 이끌 신예 공격수로 성장해주길 바랐다.

3월 20일 정규리그 데뷔 2경기 만인 서울과의 홈 경기. 이종호는 프로 데뷔골을 터트리며 전남의 3대0 완승을 이끌었다. 정 감독의 기대에 화끈하게 부응했다. 그러나 이후 득점포는 침묵했고 허벅지를 다치며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길어졌다. 시즌 마지막 경기인 10월 22일 포항전에서 2호골을 만들어낸 것이 전부였다. 이종호는 "지난해 결정적인 찬스를 워낙 많이 놓치다 보니 공격 포인트가 높지 않았다. 플레이는 만족할 수 있어도 결과물은 좋지 않았다"며 스스로도 혹독한 평가를 내렸다.


정 감독이 진단한 문제점은 '힘'이었다. "의욕만 앞서 몸에 힘이 들어가 있다. 앞만 보고 달린다. 내가 골프를 칠때 어깨에 힘만 잔뜩 들어간 것과 똑같다. 힘만 준다고 결코 공이 멀리 가는 것이 아니다. 힘을 빼고 동료를 이용하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

이종호도 100% 공감한단다. 그런데 과거는 과거일 뿐. 문제점을 알고 스스로 변화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기대를 품고 있었다. "지난해 너무 의욕이 앞서 하나만 집중하다보니 주변 상황을 못봤다. 동료를 볼 시야가 좁아져 혼자 힘으로만 해결하려고 했다. 현재도 감독님에게 같은 조언을 듣고 있지만 지난해 초반에 비해 후반기에 나아졌다는 얘기를 들었다. 올해는 변할 것이다."

올시즌 새로운 목표도 세웠다. 경기장을 찾은 서포터스에게 즐거운 경기를 선사하고 싶다는 것. 10골-10도움까지 기록해 팀 우승을 이뤄낸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지만 골 세리머니는 자중하겠단다. "지난해 데뷔골을 넣고 철창 세리머니(관중석 철창에 매달려 팬들과 포옹)를 했는데 그때 받은 경고때문에 컨디션이 좋을때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다. 그 이후 푹 쉬었다.(웃음) 앞으로 경고 받을 세리머니는 하지 않겠다." 대신 팬들에게 다른 방식으로 기쁨을 주고 싶다고 했다. "골을 넣은 다음 경기에서 경기장을 찾은 서포터스에게 이벤트를 하겠다."

마지막으로 항상 조언을 아끼지 않는 정 감독에게도 한 마디 하고 싶다고 했다. "올해 힘 빼겠습니다. 감독님도 어깨에 힘 빼시면 골프공 더 멀리 치실 수 있을 겁니다."


광양=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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