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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쿤밍에서 칼을 갈고 있는 강원FC의 김상호 감독(48)은 코칭스태프 회의가 끝난 뒤 세 명의 선수를 불러 모았다. 주전 수비수 박상진(27)과 신인 이재훈(21), 베테랑 공격수 김은중(33)이 김 감독 방에 모였다. 김 감독은 세 선수에게 각각 과제를 부여해 10분 간 발표와 질의응답을 받게 했다. 잠시 어리둥절 했던 선수들은 각자 방으로 들어갔다. 머리를 싸맨채 발표자료 만들기에 열중했다.
다행히 세 명의 연사가 역할을 100% 소화해 내면서 김 감독은 큰 짐을 하나 내려놓게 됐다. 김 감독은 "갑자기 활기 넘치는 팀 분위기에 선수들 스스로도 놀라고 있다. 뛰어난 언변을 가진 제자들이 많아 올해는 굳이 외부 강사를 부를 필요가 없겠다"고 웃었다. 하지만 긴장의 끈까지 놓지는 않았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하루 잘 쉬었으니, 내일부터는 또 다시 입에서 단내가 날 거야. 이왕 잘 해보기로 했으면 죽기살기로 해 봐야지."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