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A대표팀 감독들은 취임 이후 한달 정도 뒤에 친선경기로 자신의 축구 색깔을 드러낸다. 한국 축구의 관습처럼 여겨진다. 2007년 12월 7일 A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허정무 감독은 2008년 1월 30일 칠레전(0대 패)을 통해 얼굴을 처음으로 내밀었다. 2010년 7월 21일 사령탑에 오른 조광래 감독도 8월 11일 나이지리아전(2대1 승)에서 지도자로 A매치에 데뷔했다. 승패에 대한 부담이 적었다. 월드컵을 준비하는 첫 발걸음이었기 때문이다.
최 감독이 우려하는 쿠웨이트전에 앞선 친선경기에 대한 단점은 선수 차출 시간이다. 만약 친선경기를 치를 경우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경기 4일 전 소집만 가능하다. 그러나 K-리그 팀들의 협조가 이뤄진 만큼 1월에 소집해 체력과 조직력을 다지면 된다. 이후 다시 소속팀으로 복귀시킨 뒤 4일전 소집을 하면 된다. 현재로써는 이기적인 모습이 한국 축구를 살리는 길이다.
장점은 더 많다. 시즌이 끝난 터라 선수들의 체력과 실전 감각은 바닥이다. 반드시 단시간 내에 정상 컨디션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모의고사는 선수들의 몸상태를 미리 체크해 볼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다. 특히 선수들이 최 감독의 축구를 이해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전북 선수들을 대거 기용한다고 해도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모의고사에서 전술 소화에 대한 문제점을 진단해 쿠웨이트전에선 완벽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최 감독의 결단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