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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이파크가 인천 유나이티드의 베테랑 수비수 전재호(33)를 영입했다.
1일 K-리그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인천에서 자유계약(FA) 선수로 풀린 전재호가 부산에서 남은 축구 인생을 마치기로 했다"고 전했다.
올시즌 인천에서도 '부동의 윙백'으로 맹활약했다. 두터운 수비를 바탕으로 빠른 역습을 구사하는 인천의 전술에 최적화된 선수였다. 허정무 인천 감독에게도 시즌 내내 팀 내 핵심 멤버로 극찬을 받았다.
전재호의 부산행은 안익수 부산 감독의 적극적인 러브콜로 이뤄졌다. 전재호는 안 감독이 1999~2005년까지 성남 코치와 2군 감독을 맡을 당시 선수로 뛰었다. 전재호는 인천에서 고액 연봉선수였다. 안 감독은 전재호에게 팀 사정상 인천에서 받던 연봉을 맞춰 줄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그럼에도 전재호는 안 감독과 맺은 '사제의 연'을 먼저 생각해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전재호를 데려오면서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부산은 수비수만 4명(이경렬 여효진 전재호 장학영)을 영입했다. 그렇다면 안 감독은 왜 '수비수 모으기'에 열을 올렸을까. 부산은 지난해 수비수 부족으로 곤혹을 치렀다. 지난해 7월 울산과의 컵대회 결승전을 앞두고 4명의 주전 수비수들이 승부조작으로 한꺼번에 전력에서 이탈하는 바람에 선수운영에 난항을 겪었다. 전반기를 마치고 황재훈과 브라질 출신 용병 에델을 수급해 구멍을 메웠다. 이후 6강 PO 진출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지만,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수비 안정을 중시하는 안 감독으로서는 2012년 팀 구심점을 수비에 뒀다.
또 다른 이유는 '안익수 축구'를 완성시키기 위함이다. 안 감독은 지난시즌 초반 포백수비를 구사했다. 그러나 무리였다. 번번이 수비가 무너졌다. 한달이 넘도록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5경기에서 1무 4패였다. 안 감독은 4월 6일 광주와의 컵대회에서 패할 경우 자진사퇴도 고려했을 정도다. 그러나 이젠 자신이 원하는 축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전력이 보강된 상태다. 수비에 각 포지션당 두 명의 선수들이 꾸려졌다. 2012년에는 포백과 스리백 수비 전술을 탄력적으로 사용하면서 '안익수표 질식수비'를 완성시킬 것으로 보인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