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전 감독이 폭탄발언을 했다.
그리고 본론은 꺼내들었다. 조 감독은 "최 감독이 뚝심있는 후배라 잘 해낼 것으로 믿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협회 수뇌부가 전폭적인 힘을 실어줘야 한다. 소신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대표팀 감독이 외부의 바람에 흔들린다면 더 이상 미래는 없다. 최 감독도 외압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부끄러운 한국 축구의 자화상이지만 외압은 존재했다. 선수 이름을 밝힐 순 없다. 협회 수뇌부에서 한 선수의 대표팀 발탁을 요청했다. 선수 선발은 감독의 고유권한이지만 거리가 멀었다. 상부의 얘기여서 나 또한 차마 무시할 수는 없었다"며 한 숨을 쉬었다. 또 "그 선수에게 눈길을 줬고 코치들과 논의했다. 소속팀 감독과도 상의해 상태를 점검했다. 그러나 모두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아직은 아니다였다. 대표팀으로 발탁하기에는 컨디션이 떨어져 있다는 평가였다"며 "그런 상황에서 외압과 타협할 수는 없었다. 그냥 눈 딱 감고 한 명 정도 뽑아줄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구나 추천은 할 수 있지만 면밀한 평가에 이어 최종 결정은 감독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최 감독은 수뇌부의 요청을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원칙과 소신이 한 번 무너지면 되돌릴 수 없다. 한 명이 두 명, 세 명이 될 수 있다. 대표선수 선발은 그냥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컨디션과 경기력, 전술이해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후 코치들과 토의해 최대공약수를 도출해 낸다. 그 선수를 뽑지 않은 후 축구협회의 시선이 더 차가워졌다. 이후에는 협조도 잘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