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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본프레레는 안된다, 차라리 토종이 낫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1-12-14 11:31


13일 오전 파주NFC(축구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열렸다. 황보관 기술위원장과 새롭게 선임된 7명의 기술위원들이 공석인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해 논의를 펼쳤다.
파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첫 단추부터 매끄럽지 못하다.

외국인 감독을 우선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허공을 맴돌고 있다. 선임 기준만 장황하다. 황보관 기술위원장은 13일 첫 기술위원회를 마친 후 대표팀 지도 경험이 풍부해야 하며 국내외 감독을 대상으로 하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외국인 감독 위주로 접촉하며 단기간에 대표팀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물을 선택하겠다고 했다.

기준을 충족하는 감독은 분명 A급이다. 그러나 시일이 촉박하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달 안에 차기 A대표팀 감독 인선을 마무리 짓겠다고 했다.

A급 감독의 경우 접촉부터 쉽지 않다. 설득한 후 협상까지 하려면 시간이 꽤 소요된다. 실전은 임박했다. 내년 2월 29일 쿠웨이트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최종전이 기다리고 있다. 한시적으로 쿠웨이트전 지휘봉을 국내 감독에게 맡긴 후 최종예선부터 외국인 감독을 활용한다는 복안은 도리가 아니다. 국내파 지도자들에게는 상처다.

작금의 상황을 보면 악수가 나올 개연성이 충분하다. A급에서 눈을 낮춰 2류 외국인 감독을 물색한다면 최악의 선택이다.

학습효과가 있다. 2004년 6월 지휘봉을 잡은 본프레레 감독이다. 당시 축구협회는 프랑스 출신의 브뤼노 메추 감독을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협상 과정에서 혼선을 빚다가 등을 돌렸다. 차선책이 본프레레였다. 네덜란드 출신인 그는 아프리카와 중동을 떠도는 2류 감독이었다. 그는 1년여 만에 도중하차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었지만 불안한 경기력으로 질타를 받았다. 그는 이후 칼을 거꾸로 겨눴다. 독일월드컵 한국의 첫 상대인 토고의 전력분석관으로 활동하며 당시 대표팀을 이끌던 아드보카트 감독과 신경전을 벌였다.

외국인 명장이 아니면 제2의 본프레레도 안된다. 한국 축구도 주축 선수들의 유럽 진출로 눈높이가 높아졌다. 선수들도 감독을 평가한다. 2류 감독의 명이 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

이보다는 토종 감독이 낫다. 현재 한국 축구는 비상시국이다. 국내파 감독은 경우 적응 시간이 짧다. 선수들을 잘 알고 있는 만큼 단시간에 어수선한 분위기를 정리할 수 있다. 쩍은 먼 곳에 있지 않다. 가까운 데서 찾는 것이 극약처방일 수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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