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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닐 감독님이 자신감을 찾는 게 첫번째라고 하셨다."
지동원은 영리하다. 새 감독의 스타일을 빨리 인지하고, 빨리 적응해야 한다. 블랙번전을 꼼꼼히 복기할 필요가 있다. 고대했던 값진 승리이긴 했지만, 내용상으론 답답한 승리였다. '해결사 부재'라는 기존의 문제점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전반 17분 선제골을 내주고 후반 39분 데이비드 본의 동점골이 터질 때까지 70분 가까이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코너킥을 무려 9번씩 쏘아대며 쉴새없이 몰아붙였지만 좀처럼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오닐 감독의 표정이 여러번 굳었고, 수차례 머리를 감싸쥐었다. 본의 '대포알 중거리' 동점골, 인저리타임 세바스티안 라르손의 프리킥골 등 '한방 축구'로 승부를 뒤집었다.
빈공에 시달리는 선덜랜드로서는 최전방의 든든한 해결사가 절실하다. 세세뇽, 리처드슨, 엘모하마디, 맥클린 등 돌파력을 갖춘 측면 자원은 풍부하다. 현재 선덜랜드 공격수 중 벤트너는 부상중이고, 위컴은 부진하다. 지동원은 15라운드 중 11경기에서 교체투입됐다. 지동원은 최전방, 윙어가 모두 가능한 공격 옵션이다. 선발을 꿰차려면 먼저 분위기를 뒤흔들어주는 '조커' 역할로 눈도장을 받아내야 한다. '볼키핑' '공간패스' '연결력'은 훌륭하지만 '돌파' '쇄도' '해결' 같은 적극적인 이미지는 아직도 부족하다. 선 굵은 영국축구를 구사하는 오닐 감독이 스트라이커 지동원에게 '자신감'을 첫번째 덕목으로 강조하고 나선 이유다.
최근 울버햄턴전, 블랙번전에서 지동원은 동료의 골이 터질 때마다 가장 먼저 달려가 진심어린 축하를 건넸다. 공을 달라는 적극적인 제스처를 취하며 동료들과 소통하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동료들이 좀더 편하게 대해주고 훈련할 때도 많이 편해졌다. 계속 이렇게 호흡을 맞추다 보면 경기력도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