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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과 기적의 아이콘' 신영록, 모두에게 감동을 선사하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12-06 16:47


◇6일 오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2011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 재활치료중인 제주 신영록이 특별공로상을 시상한 후 무대를 떠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절정에 달하던 2011년 K-리그 대상 시상식장이 일순간 정적이 흘렀다. 하지만, 기립박수가 터지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희망과 기적의 아이콘' 신영록(24·제주)이 6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1년 K-리그 대상 시상식에 특별 공로상 시상자로 나설 것이라고 생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신영록에게 참여를 권했던 한국프로축구연맹도 행사 당일까지 반신반의 했다. 프로연맹의 한 관계자는 "처음에 시상자 참석을 권했으나 신영록 측이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런데 당일날 시상식장에 참석하겠다는 연락을 받아 급히 순서를 정했다"고 밝혔다.

모자를 쓴 신영록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 있었다. 동료들과의 오랜만의 만남에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시상식에서는 공동 시상자로 나선 탤런트 김혜진이 팔짱을 낀 채 부축을 했다. 하지만 신영록의 걸음걸이는 당당했다. 그가 한 발짝씩 옮길 때마다 객석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동료와 지도자, 멀리서 그를 응원했던 팬 모두 한 마음으로 신영록을 응원했다.


◇신영록은 한때 격한 감정 탓에 경련을 일으켜 주위를 긴장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감사 인사를 전해 박수 갈채를 받았다.
환대 속에 신영록은 감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감사하다"고 운을 뗀 뒤 한동안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한 신영록은 이내 격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경련을 일으켜 주변을 긴장시켰다. 무대 뒤에서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던 부친 신덕현씨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 급기야 무대 위에 올랐다. 그러나 신영록은 자리를 지켰다. 떨리는 목소리로 "여러분들의 큰 성원이 있었기에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경련 탓에 심하게 떨린 목소리였지만,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신영록은 5월 8일 대구FC전에서 자신이 쓰러지자 그라운드에 뛰어 들어 생명을 구해준 김장열 제주 트레이너에게 특별 공로상을 수여했다. 대화를 나누지 못했지만 뜨거운 포옹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그렇게 신영록은 다사다난했던 2011년 K-리그의 축제 무대를 감동의 장으로 만들었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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