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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가' 전북의 우승 뒤엔 '소리없는 영웅(Unsung hero)'들의 활약이 빛났다. 한발 더 뛰었다. 소리없이 강했다.
K-리그에서 이미 두차례(2004년·2007년) 우승 맛을 본 전북의 베테랑 수비수 조성환(29), 박원재(27) 등 수비라인은 울산의 '철퇴축구'에 치열하게 맞섰다. '캡틴' 조성환은 포스트시즌 절정의 골감각을 뽐내며 '울산 미라클'을 이끌었던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왼쪽 풀백 박원재는 엄청난 활동량과 과감한 오버래핑을 선보이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오른쪽 풀백 최철순(24)은 설기현, 루시오가 호시탐탐 노리는 측면을 사수했다. 2차전에서 박원재는 1만146m,최철순은 1만73m를 뛰며 에닝요에 이어 팀내 활동량 2-3위를 차지했다. 침착하고 노련한 경기 운영과 한발 더 뛰는 투지로 승리를 단단히 지켜냈다. 또 1~2차전 모두 선발로 나선 수비형 미드필더 정 훈(26)도 출전시간 대비 가장 많은 거리를 뛰었다.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을 오가며 최고의 시즌을 맞은 '슛돌이' 서정진(22)은 빠른 발과 특유의 성실함으로 공격라인에서 활로를 열었다. 전북의 우승은 1등에 자만하지 않고 끝까지 내달린 이들 모두의 승리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