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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경기 연속 PK허용 울산, 철통수비는 어디로?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12-01 08:30


◇K-리그 챔피언 결정전 1차전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경기. 고슬기가 박원재에게 태클을 시도하고 있다. 울산=전준엽 기자 noodle@sporschosun.com

2011년 K-리그 챔피언십에서 '철퇴 축구'로 바람을 일으킨 울산 현대의 주종목은 수비였다.

정규리그 30경기에서 29실점으로 0점대 방어율을 지킨 수비는 타 팀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이재성(23) 곽태휘(30) 등 국가대표 수비진이 버틴 면면도 화려했다. 때문에 대부분 울산이 챔피언십에서 수비에 기반을 둔 역습으로 승부를 볼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울산은 공격적인 팀으로 변해 있었다. 오히려 강점으로 여겨졌던 수비에서는 허점이 노출됐다. 위험 지역 내 파울이 급격히 늘어났다. 수원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전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후반 중반 골키퍼 김영광의 파울로 페널티킥 동점골을 허용,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치러야 했다. 포항 스틸러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전반전에만 두 차례의 페널티지역 파울을 범해 김호곤 감독과 울산 팬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김영광의 대타로 나선 김승규의 눈부신 선방으로 무실점에 그친 것은 어찌보면 행운이었다. 그러나 자신 있었던 수비에서 불안요소를 노출한 점은 분명 고민거리였다.

챔피언결정 1차전 전반전만 해도 울산은 지난 교훈을 계기로 달라진 듯 보였다.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올 시즌을 평정한 전북 공격을 꽁꽁 묶었다. 제공권 장악과 패스 차단 모두 훌륭했다. 공격도 힘을 받으면서 전북을 벼랑 끝으로 몰아갔다. 김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번질 만한 경기력이었다.

하지만 울산은 결국 그토록 두려워 했던 페널티킥에 울어야 했다. 후반 5분 에닝요가 아크 정면에서 왼쪽 발 뒤꿈치로 밀어준 패스가 이동국에게 향하자, 이재성은 무리하게 오른발로 이를 막았다. 이동국은 나뒹굴었고, 이삼호 주심은 지체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이재성은 고개를 숙인 채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에닝요의 득점 뒤 경기 양상은 급격히 전북 쪽으로 기울었다. 후반 18분 곽태휘의 칼날 프리킥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면서 잠시 살아나는 듯 했지만, 후반 34분 에닝요에게 또 다시 실점하면서 패배를 면치 못했다. 2007년 6팀이 겨루는 챔피언십 제도가 시행된 이래 4경기 연속 페널티킥 파울을 허용한 팀은 울산 뿐이다. 정규리그 6위로 챔피언결정전까지 치고 올라선 저력은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영 달갑지 않은 기록이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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