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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열, 설기현 넘어서야하는 이유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1-11-25 14:38


고무열. 사진제공=포항스틸러스

고무열(21·포항)에게 설기현(32·울산)은 특별하다. 초등학생이던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TV로 설기현을 보면서 축구의 꿈을 키웠다. 중고교를 다닐 때는 설기현이 롤모델이었다. 유럽무대에서 활약하는 설기현의 플레이를 따라했다. 올 시즌 포항에 입단한 뒤 고무열의 가슴은 두근거렸다. 설기현과 한솥밥을 먹게되었다. 올해 초 제주도 전지훈련에서는 설기현을 옆에 두고 많은 것을 배웠다.

고무열이 기회를 얻은 것도 설기현 때문이었다. 시즌 시작전 설기현은 울산으로 이적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고무열에게 기회를 줬다. 고무열은 신인답지않은 플레이로 주전을 차지했다. 설기현이 계속 있었다면 기회도 없었을 것이다.

이제는 설기현과 외나무다리 위에서 맞대결을 펼쳐야 한다. 고무열은 울산과의 K-리그 플레이오프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서게 된다. 울산의 오른쪽을 책임지고 있는 설기현과 직접 부딪혀야 한다. K-리그 챔피언십에 들어서면서 설기현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절정의 몸상태와 노련한 플레이로 챔피언십 2경기에서 2도움을 기록했다. 신인인 고무열로서는 쉽지 않은 대결이다.

하지만 부담감을 넘어서야 한다. 고무열은 포항 공격의 핵이다. 황선홍 감독은 고무열-모따-아사모아로 이어지는 스리톱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활동량이 많은 고무열의 움직임에 따라 스리톱의 위치가 달라진다. 고무열이 자유롭게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포항의 공격이 잘 풀리고 있다는 뜻이 된다.

K-리그 신인왕도 설기현을 넘어야 하는 또다른 이유다. 고무열은 올시즌 10골 3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경쟁자인 이승기(광주·8골 2도움) 윤일록(경남·4골 6도움)보다 앞선다. 챔피언십에서 강렬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신인왕 자리를 굳힐 수 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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