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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의 저주였다. 2년 전 악몽이 재현됐다.
울산은 효율적인 축구를 했다. 후방을 튼튼히 한 후 세트피스와 날카로운 측면 돌파를 앞세운 역습이 승부수였다. 선제골이 세트피스, 결승, 쐐기골이 역습에서 나왔다. 수세시에는 7~8명이 수비에 포진했다. 압박도 강력해 울산 진영은 철옹성이었다.
서울의 패인은 공격 축구였다. 시즌 내내 공격 축구를 지향했다. 울산전에서도 철학을 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단기전에서는 '독'이 됐다. 전반 17분 세트피스에서 선제골을 허용한 후 공수밸런스가 무너졌다.
공격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수비는 모래성이었다. 수문장 김용대는 최악의 판단으로 연속골을 허용했다. 공격에 치중한 측면은 상대의 역습에 허망하게 흐트러졌다. 잇따라 크로스를 허용했다.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한 설기현이 부활했고, 1m96의 울산 공격수 김신욱은 중앙에서 물을 만났다. 그의 머리에서 결승골이 터졌다.
김호곤 울산 감독(60)은 최고령 K-리그 사령탑이다. 최용수 감독대행(40)은 최연소 감독이다. 김 감독이 연세대 지휘봉을 잡을 당시 최 감독이 선수로 뛰었다. '사제지간'의 지략대결에서 스승이 완승했다. 김 감독은 "축구는 의외성이 가장 많은 스포츠다. 하위팀이 상위팀을 이길 수 있는 것이 축구의 묘미다. 최용수 감독대행을 빨리 만난 것이 안타깝다. 올해 갑자기 대행을 맡아서 잘해왔다. 나이가 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앞으로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