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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강 PO서 좌절한 감독대행 최용수의 거취는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1-11-20 14:26


19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1 K리그 챔피언십 플레이오프 6강전 FC서울과 울산현대의 경기가 열렸다. 후반전 경기를 끌려가는 FC서울 최용수 감독의 표정이 어둡다.
상암=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1.11.19

6강 플레이오프(PO)에서 좌절한 최용수 FC서울 감독대행(40)에게 또 다른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대행 꼬리표를 뗄 지, 팀을 떠날 지가 결정된다.

파란만장했다. 수석코치로 출발한 그는 4월 26일 불쑥 지휘봉을 잡았다. 황보관 전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자진사퇴하자 소방수로 등장했다.

올시즌 화제의 키워드였다. 어록이 탄생할 정도로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위트가 넘쳤다. 벤치의 세리머니는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았다. 테크니컬 에어리어(경기 중에 감독이 팀을 지휘하는 벤치 앞 지역)의 틀을 깼다. 극적은 드라마가 연출되면 영역을 박차고 나가 선수들과 얼싸안았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도 선보였다.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아르마니 양복 바지가 찢어지고, 무릎에 상처도 났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세리머니 횟수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 천진난만한 미소 뿐이었다.

선수들과의 벽도 없었다. '형님+긍정 리더십'으로 요리했다. 15위까지 추락한 팀을 3위에 올려놓았다. 정규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FA컵, 컵대회 등 33경기에서 20승5무8패를 기록했다. 올시즌 K-리그 최다연승인 7연승도 올렸다. 초보 감독치고는 무난한 성적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해피엔딩을 선물하지 못했다. 디펜딩챔피언 서울의 2011시즌은 무관으로 막을 내렸다. 아시아 정상과 리그 2연패를 꿈꿨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있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는 8강, 정규리그에서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멈췄다. 19일 6위 울산에 1대3으로 패한 것이 뼈아팠다.

구단은 최 감독의 거취를 놓고 고민 중이다. 방향은 정해지지 않았다. 내부에서는 '대안 부재론'이 힘을 받고 있는 가운데 '분위기 쇄신론'도 나오고 있다. '대안 부재'는 최 감독 만한 인물이 없다는 평가다. 그는 서울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1994년 LG에서 프로에 데뷔했고, 2006년 은퇴했다. 은퇴 후에도 팀을 떠나지 않았다. 줄곧 코치로 감독 수업을 받았다. 지도자로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만큼 대행 꼬리표를 떼준 후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반면 '분위기 쇄신'의 경우 부족한 경험을 지적하고 있다. 최 감독은 고비마다 한계를 드러냈다. 사령탑으로 팀을 이끌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울산전이 막을 내린 후 감독대행 최용수는 고개를 숙였다. "거취에 대해서는 구단으로부터 얘기 들은 바 없다. 힘든 시기에 팀을 맡아서 너무나도 소중한 배움의 시간을 가졌다. 소중한 추억이었다. 선수들이 부족한 나를 믿고 잘 따라준 것에 고맙게 생각한다. 내 점수를 매기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49점 정도가 적절한 것 같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구단의 선택만 남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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