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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기(25·울산현대미포조선)는 조선대 시절 촉망받는 공격수였다. 2010년 신인 드래프트 4순위로 프로 명문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었다. 친구들이 취업을 못해 실업자로 있을 때 김효기는 당당히 프로에 취직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2010년 김효기가 받은 개인 성적표는 1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주로 2군에서 땀을 흘렸다. 올해, 프로 2년차 전반기 때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 여름 김효기의 인생에 변화가 왔다. 조민국 울산현대미포조선 감독이 그를 예의주시했다. 조 감독은 같은 현대중공업스포츠 소속인 울산 현대 김호곤 감독을 설득했다. 김효기를 한 단계 아래인 내셔널리그 무대에서 키워보고 싶다고 했다. 김 감독은 김효기를 조 감독에게 맡겼다. 김효기는 지난 7월부터 임대 신분으로 실업축구 선수가 됐다.
김효기는 20일 인상적인 마침표를 찍었다. 내셔널리그 마지막 경기가 될 고양국민은행과의 2011년 삼성생명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 전반 37분 이재민의 스루패스를 논스톱으로 차 결승골을 만들었다. 그 한방으로 현대미포조선은 1대0으로 승리했다. 국민은행은 마지막까지 동점골을 노렸지만 상대 골키퍼 김대호의 선방에 막히며 준우승에 그쳤다. 1차전에서 두 팀은 1대1로 비겼다. 따라서 1·2차전 합계에서 현대미포조선이 1승1무로 앞서며 챔피언에 등극했다. 2008년 우승 이후 3년 만에 대회 세 번째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4000만원.
발목 부상으로 챔피언결정 1차전을 결장했던 김효기는 "지난 6개월 동안 볼을 차는게 즐거웠다. 입단 동기 (박)승일이가 주전으로 뛰는게 솔직히 부러웠다"면서 "많이 배웠다. K-리그로 돌아가면 경기 출전 기회를 꼭 잡고 싶다"고 말했다. 김효기는 챔피언결정전 MVP에 뽑혔다.
김효기를 실업축구 최고의 별로 키운 조민국 감독은 "좋은 골감각을 가진 선수인데 프로 2군에서 기죽어 지내는게 안타까웠다. 지금은 체력과 볼키핑력이 좋아져 프로무대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울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20일)
울산현대미포조선 1-0 고양국민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