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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 입성한 일본 대표팀이 경기 전부터 녹초가 됐다.
철저한 입국 심사에 일본 선수단은 예민해 졌다. 일부 선수들은 입국심사를 받기 위해 공항 직원과 대면한 자리에서 "벌써 몇 시간째냐. 얼마나 더 걸리는 것인가"라고 볼멘 소리를 했다. 입국심사를 받는 사이에 세 차례나 정전이 발생하면서 동요하기도 했다. 결국 이들이 공항을 빠져 나온 시간은 오후 7시. 당초 훈련 예정시간이었던 오후 5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 이들은 평양 고려호텔에 짐을 풀고 곧바로 김일성종합경기장으로 이동해 첫 적응훈련을 실시했다.
선수들은 원정 첫 날부터 호되게 당했다는 표정이다. 수비수 마키노 도모아키(쾰른)는 "(원정 전부터) 각오하고 있었지만, 축구 외적인 싸움을 하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공격수 마에다 료이치(주빌로 이와타)는 "웃음 밖에 나오지 않더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일본 선수단은 15일 김일성종합경기장에서 북한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5차전을 치른다. 일본은 승점 10으로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한 반면, 북한은 승점 3으로 남은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더라도 최종예선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일본축구협회(JFA)는 선수단에게 경기 전까지 산책이나 쇼핑을 하지 말 것, 정치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 금지령을 내렸다. 일본 정부 측은 평양 원정에 나선 서포터스에게 경기장에 일장기와 응원도구 반입 및 구호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