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공은 둥글다'는 말이 있다.
그라운드 사정이 너무 좋지 않다. 고르지 않고 울퉁불퉁하다. 곳곳이 패여있다. 잔디들 사이에는 이름 모를 잡풀들도 섞여있다. 패스가 굴러가다가도 불규칙 바운드로 진행방향이 바뀌기 일수다. 패싱 게임을 지향하는 조광래호로서는 복병을 만났다.
가장 무서운 것은 중거리슛이다. 골문 바로 앞에는 잔디가 별로 없다. 사실상 맨땅이다. 공이 골키퍼 앞에서 불규칙 바운드가 된다면 어찌할 도리가 없다. 이 때문에 김현태 골키퍼 코치는 정성룡 김영광 김진현을 놓고 바운드 슈팅 훈련을 시켰다. 불규칙 바운드가 있음을 항상 인지하고 대비하고 있으라는 뜻이었다. 효과가 있었다. 주전 골키퍼 정성룡은 "불규칙 바운드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 섣부르게 예측하지 말고 공의 움직임을 끝까지 지켜본 뒤 막아내겠다"고 했다.
불규칙 바운드가 골키퍼에게 불리하다면 공격수에게는 유리하다. 효과적인 공격 옵션이 될 수 있다. 조광래 감독은 훈련 말미에 선수들에게 중거리 슈팅 훈련을 시켰다. 올 시즌 최고의 슈팅 감각으로 보여주고 있는 손흥민은 "경기에 나서게 된다면 적당한 거리와 기회를 만들어 중거리 슈팅을 날리겠다. 불규칙 바운드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했다.
베이루트(레바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