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A대표팀 감독이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을 내렸다. 욕심을 냈다.
조 감독이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 것은 박주영(아스널)의 공백 때문이었다. 박주영은 11일 아랍에미리트(UAE)와의 두바이 원정경기에서 경고를 받았다. 이번 예선 2번째 경고였다. 경고누적으로 레바논전에는 나서지 못한다. 여기에 지동원(선덜랜드)마저 경기 감각이 떨어지며 선발 출전이 불투명하다. 주전 공격수 2명이 나서지 못한다. 공격력 약화가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조 감독은 적극적인 변화를 선택했다.
훈련에서 조 감독은 4-3-3 전형을 들고 나왔다. 최전방 원톱에는 이근호(감바 오사카)를 넣었다. UAE전에서 골을 넣으며 상승세를 탔다. A대표팀 경험도 풍부하다. 이근호의 뒤를 받치는 3명의 선수들이 흥미를 끌었다. 오른쪽은 UAE전과 마찬가지로 서정진(전북)이 섰다. 합격점을 받았다. 문제는 왼쪽 측면과 섀도 스트라이커였다. 조 감독은 각각 이승기(광주)와 손흥민(함부르크)이 배치했다.
섀도 스트라이커의 주인이 문제였다. 손흥민과 이승기 모두 소속팀에서는 섀도 스크라이커로 뛴다. 조 감독은 손흥민에게 그 자리를 맡겼다. 공격적인 감각이 뛰어나고 중거리 슈팅능력이 일품이다. 조 감독은 "(손)흥민이가 위치를 잘 이해한다. 상대 수비수 뒷공간을 공략하는 것에 강하다"고 평가했다.
그렇다고 이승기가 전형적인 날개공격수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다. 활동량이 많은 이근호와 손흥민이 수비수들을 끌어내면 그 공간으로 치고 들어가라는 생각이다. 여기에 이근호 이승기 손흥민 서정진은 언제든지 상황에 따라 포지션을 바꿀 수 있다.
이용래(경남)을 왼쪽 풀백에 배치한 것도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포석 중 하나다. 이용래는 공간 침투 능력과 볼 키핑력이 좋다. 전체적인 볼흐름의 스피드를 높일 수 있다. 여기에 활동량도 많아 공격라인의 뒤를 든든히 받쳐준다. 덕택에 공격수들은 마음 편히 최전방으로 침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베이루트(레바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