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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박쌍용' 없는 레바논전, 대표팀 운용 시금석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1-11-14 13:46


◇대표팀에 '양박쌍용'이 없다. 이미 은퇴한 박지성 외에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도 레바논전에 출전하지 못한다. 지난해 남아공월드컵 당시 즐겁게 훈련하는 박지성 기성용 박주영 이청용(왼쪽부터). 스포츠조선 DB

레바논전은 변화다.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의 축구는 믿음이었다. 베스트 11의 근간을 흔들지 않았다. 불가항력이지만 15일 오후 9시30분(한국시각) 레바논 베이루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드디어 칼을 빼든다.

한국 축구 트레이드 마크는 '양박쌍용'이다. '양박' 박지성(30·맨유)과 박주영(26·아스널), '쌍용' 이청용(23·볼턴) 기성용(22·셀틱)의 시대다. 박지성은 올초 대표팀 은퇴에도 불구하고 흔적은 남아있다. 조 감독은 박지성의 대안 물색을 위해 여전히 길을 찾고 있다. 레바논전에서는 박지성과 더불어 박주영 이청용 기성용도 존재하지 않는다. '쌍용'은 부상 중이다. 박주영은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다.

컨디션이 저조한 인물도 선발 진용에서 뺀다. 공격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지동원(20·선덜랜드)이 2014년 브라질월드컵 3차예선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벤치에서 출발한다.

조광래호는 주전과 비주전의 경계선이 명확했다. 볼멘소리가 있었다. 경쟁이 실종돼 정체돼 있다는 비판이었다. 비주전들은 패배주의에 빠졌다. 주전들은 긴장감이 없었다. 최근 경기력이 저조한 데는 이런 이유도 한몫했다.

레바논전에서는 조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최대의 변신의 이뤄진다. 조 감독도 실보다 득이 많다. 실험의 무대가 제대로 마련됐다. 향후 대표팀 운영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악의 조건에서 살아남는다면 그만큼 체질은 튼튼해 진다.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선수 운용의 폭이 넓어진다.

'뉴페이스'들에게는 황금 기회다. 손흥민(19·함부르크)은 섀도 스트라이커, 이승기(23·광주)는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발 출전에서 제몫을 한다면 위상이 달라진다. 서정진(22·전북)이 그랬다. 그는 지난달 폴란드와의 친선경기(2대2 무)에서 2도움을 기록한 후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레바논전에서는 세 번째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UAE(아랍에미리트)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터트린 이근호(26·감바 오사카)는 원톱에 포진, 제2의 도약을 꿈꾼다.

전술적으로도 새 틀이 짜여진다. 핵인 중원이 새롭게 탈바꿈한다. 이용래(25·수원)는 왼쪽 윙백으로 보직을 변경한다. 미드필더는 '갈지자형'으로 포진한다. 정점에 선 손흥민은 좌우와 중앙 돌파에 무게를 둔다. 바로 밑의 구자철의 패싱 플레이로 공수를 조율한다. 맨 밑으로 처지는 홍정호(22·제주)는 강력한 압박을 앞세워 역습 저지가 첫번째 임무다.

그라운드에는 변수가 상존한다. 사령탑은 다양한 시나리오로 그림을 그려야 한다. 레바논전의 진용은 '플랜 C'에 가깝다. 위기에서도 꽃이 펴야 진정한 강팀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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