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A대표팀 감독은 고민이 많다. 머리에도 이제 조금씩 흰머리카락이 보인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중동 2연전 내내 얼굴빛은 좋지 않다. 그만큼 잠도 제대로 못잔다.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다.
조 감독은 현재 대표팀이 그런 시기라고 성명했다. 1년 새에 팀의 주축 선수들이 빠져나갔다. 박지성과 이영표는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이청용은 팀의 프리시즌 매치 도중 크게 다쳤다. 이번 중동 원정을 앞두고 기성용은 알 수 없는 병으로 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번 레바논전에서는 박주영마저 경고누적으로 뛸 수 없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과 아시안컵 3위를 이끈 11명 가운데 5명이 없다. 대체자로 지목한 선수들도 아직은 마뜩찮다.
대안은 '신중함'이었다. 각종 부상과 불운이 겹치는 상황에서는 무리해서는 안된다. 수비를 안정되게 한 뒤 공격을 정비하는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팀운영을 펼쳐야 한다. 조 감독도 잘 알고 있다 그는 "팀을 이끌고 가다보면 부상도 나오고 팀 자체로도 어쩔 수 없는 날이 있다. 선수를 탓할 수도 없다.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신중하게 팀을 운영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고난의 시간 끝은 언제일까. 조 감독은 내년부터는 숨통이 트여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청용과 기성용 등 부상선수들이 돌아오고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도 확정짓는다면 다시 추스릴 시간이 생긴다. 조 감독은 "이번 레바논전만 잘 치르면 최종예선행을 확정지을 수 있다. 최종예선까지는 큰 일이 없기 때문에 편하게 준비할 생각이다. 부상 선수도 돌아온다"고 한껏 기대했다.
두바이(UAE)=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