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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의 A매치는 프로축구 선수들에게도 재미난 구경거리다. 숙소에서 삼삼오오 모여 경기를 관전하거나 개별적으로 TV앞에 앉는다. 군인이라고 다를 건 없다. 상주 상무 선수단도 성남 국군체육부대의 휴게실에 다 같이 모여 앉아 경기를 지켜본다. 그런데 상무 선수들이 A매치를 지켜보는 열정은 보통의 군인들이 걸그룹의 무대를 지켜보는 것 그 이상이다. 환호성의 연속이다.
이들에게 A매치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훈련소 생활. 두 번째 훈련소 입소다. 4박5일간 입소대대 생활을 이미 했다. 훈련소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하지만 계급의 차이만큼 두 번째 입소에 대한 감정은 제 각각이었다. 상병 최효진은 "군생활을 한 지 1년이 다 되간다. 처음 입소할 때는 잠도 못잤다. 이제는 새로운 경험을 한다고 생각하고 입소하겠다. 그동안 장난감 총만 쏴봤는데 실제 총을 쏠 수 있다는 게 기대 된다"며 웃었다. 반면 이상기는 "처음 입소할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들어가서 기대가 됐는데 이제는 군생활을 알고 들어가다보니 더 떨린다"고 답했다.
시즌을 마치고 휴가를 즐기고 있던 이들은 3시 훈련소 입소전에 논산훈련소 근처에서 만났다. 휴가기간에도 서로 안부 전화를 하며 훈련소 생활에 대한 얘기 꽃을 피웠던 이들이 입소 전 마지막 만찬을 함께 즐기기로 한 것. 그래도 하나가 아닌 둘이라 힘은 난다. 최효진은 "혼자 들어가는 것보다 상기와 함께 하게 돼서 좋다.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같은 소대에 배치 받기를 바란다"고 했다. 다시 맞게 된 훈련소 생활의 고민은 딱 한가지 있다. 계급 문제다. 다른 신병들과 달리 이들의 군복에 계급장이 있다. 새로운 군복에 군화를 다시 지급 받아 다른 신병들과 겉모습은 다를 바 없지만 나름의 '짬밥'이 있다. 자신보다 아래 계급의 훈련 조교에게 지시를 받는 피치못할 '하극상'이 생길 수도 있다. 최효진은 "상병으로 훈련소에 입소하는데 안에서는 똑같을 것 같다. 그래도 대우를 해줬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이상기는 "계급을 떼야 하나"라며 고민했다.
5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이들은 12월 중순 상무로 복귀한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