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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6월, 차범근은 목소리를 높였다. 한-일월드컵 포르투갈전이 끝나고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 A대표팀은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선수들이 덩실덩싱 춤을 추는 모습이 TV에 잡혔다. 태극기를 머리에 쓰고 웃으면서 뛰고 있는 차두리도 카메라에 모습을 드러냈다. TV해설을 맡은 차범근은 "여기 뛰고 있는 선수들 모두 다 대한의 아들 아닙니까? 심지어는 제 아들도 뛰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차범근의 행복한 발언은 국민들에게 큰 기쁨이 됐다. 차범근과 차두리는 국민 부자(父子)가 됐다.
차 위원의 아들 사랑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아들의 동료들에게도 이어졌다. 자신에게는 또 다른 아들들이었다. 아스널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박주영에 대해서는 "잘한 선택이다. 박주영은 재능이 풍부한 선수다. 아스널에 가더니 더 움직임이 좋아졌다. 아스널 같은 팀은 아무나 가지 못한다. 박주영이니까 가능하다"고 했다. 여기에 "박주영은 아스널에 있는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성장하면서 더욱 성장할 것이다"고 말했다.
선덜랜드에서 뛰고 있는 지동원에 대해서도 "스피드도 있고 체격도 좋다. 조금만 더 견디면 성공할 것이다"고 했다. 자신이 뛰었던 독일 분데스리가의 구자철(볼프스부르크)를 놓고는 "아시안컵때 보고 정말 놀랐다. 유럽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평가했다. 손흥민(함부르크)에게는 "순간적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이 대단하다"며 "내가 가지고 있는 골기록(308경기 98골)도 깰 수 있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두바이(UAE)=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