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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컴 부상' 지동원 선덜랜드 첫선발 시나리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1-11-07 14:54




선덜랜드 '이적 동기생' 지동원(20)과 코너 위컴(18)은 어쩔 수 없는 경쟁자다.

올 시즌 주공격수 아사모아 기안의 알아인 이적 이후 선덜랜드 공격진은 니클라스 벤트너, 스테판 세세뇽의 '투톱'과 지동원-위컴의 '유망주 백업'으로 꾸려졌다. 지동원과 위컴은 시즌 초반 앞서거니 뒤서거니 교체투입되며 실전 감각을 조율했다. 주전 경쟁이 한층 첨예해진 건 위컴이 벤트너, 세세뇽과 함께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게 된 이후다. 위컴이 첫 선발 출전한 볼턴전(22일)과 데뷔골을 기록한 애스턴빌라전(29일)에서 선덜랜드는 1승1무로 선전했다. 지동원은 이 두 경기에서 연속 결장했다.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희비가 엇갈렸다. 자투리 출전 시간에도 불구하고 첼시전(9월 10일) 데뷔골, 노르위치시티전(9월 27일) 1도움을 기록하며 효율적인 공격력을 선보여온 지동원이 위컴과의 경쟁에서 의외로 밀리는 듯한 양상을 보였다.

위컴이 5일 자정 펼쳐진 맨유 원정에서 전반 2분 무릎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지동원에게 천금같은 기회가 찾아왔다. 올드트래포드에서 올 시즌 최장시간인 88분을 뛰면서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안정적인 볼키핑과 연결력을 보였고, 과감한 슈팅을 날렸다. 빠른 템포의 잉글랜드 축구에 빠른 속도로 녹아들었다. 리오 퍼디낸드와의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저돌적인 돌파와 날선 마무리는 부족했지만 전체적으로 무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덜랜드 홈페이지가 실시한 '맨유전 최고의 선수' 투표에서 지동원(12.1%)은 7일 오후 현재 골키퍼 키어런 웨스트우드(59.3%)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위컴은 경기 직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발목이 돌아갔고 무릎도 같이 돌아갔다"고 아찔한 부상 순간을 설명했다. 브루스 감독은 "예후가 좋지 않다"는 말로 우려를 표했다. 위컴의 부상이 심각할 경우 지동원에게 기회가 올 가능성이 높다. '위컴 부상→지동원의 A매치 활약→19일 풀럼전 시즌 첫 선발' 시나리오다.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아랍에미리트(UAE, 11일)-레바논전(15일)에서의 활약이 중요하다. 가장 익숙한 대표팀 동료들과 발을 맞추며 '골'로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 중동 원정에서 돌아온 직후 컨디션 회복도 관건이다.

스트라이커로서 또 하나, 염두에 둬야 할 점은 '이기는 경기' 적어도 '지지 않는 경기'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위컴이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데는 볼턴전 2대0 승리의 영향이 컸다. 지동원이 올시즌 1골1도움을 기록한 첼시전, 노르위치시티전에서 팀은 승점을 얻지 못했다는 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이기는 습관''승리의 이미지'는 중요하다. 현재 2승4무5패로 리그 15위에 머물고 있는 선덜랜드로서는 승점 1점이 아쉽다. 동료의 불행이 결코 행복일 수는 없다. 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호재인 것만은 분명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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