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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스토리다.
알 사드는 19일 수원과의 4강 1차전에서 부상 선수때문에 걷어낸 볼을 다시 돌려주지 않고 득점까지 한 비상식적인 매너로 난투극을 유발하고, 관중까지 폭행했다. 2차전에서 침대축구로 수원을 탈락시키더니, 결국 아시아축구연맹(AFC)의 비호 아래 징계조차 피했다. 팬들은 분노했다. 알 사드는 일련의 사건으로 '악의 축'이 됐고, 전북은 K-리그의 힘을 보여줘야 하는 'FC K-리그'로 바뀌었다. 이같은 여론은 전주성에 구름관중을 몰고 왔다. 선과 악의 대결만큼 팬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것은 없다. 전북에는 A대표의 기성용, 박주영 등과 같은 스타는 없었지만, 스토리의 힘은 전주월드컵경기장 최다 관중 기록을 바꾸는데 성공했다.
10월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슈퍼매치도 마찬가지다. 수원과 서울의 라이벌 관계는 연일 매스컴을 장식했다. 윤성효 수원 감독과 최용수 서울 감독대행의 장외 입씨름은 경기를 앞두고 열기에 불을 지폈다. 결과는 K-리그 사상 첫 월드컵경기장 만원관중이었다. 수원월드컵경기장 수용규모 4만4000명을 넘는 4만4537명의 관중이 K-리그의 뜨거운 열기를 실감했다.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였던 '황새' 황선홍 포항 감독과 '독수리' 최 감독대행의 맞대결은 이례적으로 경기 전 기자회견까지 있었다. 이같은 이야기는 6월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4만4358명의 구름관중을 모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