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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트로피를 눈앞에서 빼앗긴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은 "우승은 신만이 아는 것 같다"고 했다. 신은 전북 킬러 이동국(32)을 외면했다. 이동국은 눈시울을 붉혔다. 기자회견을 앞두고 구단 사무실에서 차례를 기다리면서 괴로워했다. 머리를 감싸쥐고 "오늘 결과는 다 나때문이다"고 말했다.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의 자책에 주위는 숙연해졌다.
이동국은 기자회견에서 "나 때문에 이런 결과가 온 것만 같다. 응원을 해주신 모든 팬에게 죄송하다"면서 "두 개의 타이틀을 차지했지만 내가 잘했다기보다 동료들의 도움이 컸다. 우승을 못해 나 자신에게 원망스럽다. 부상 때문에 정상적인 경기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마지막에 웃지 못했다. 또 좌절을 맛봤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내보고 전북이 목표로 한 '두 마리 토끼' 중 하나를 놓쳤다. K-리그 우승은 남아 있다.
이동국은 태극마크를 달고 최고의 공격수는 아니었다. 후배 박주영(아스널)이 있었다. 이동국은 보란듯이 전북의 녹색 유니폼을 입고 최고란 걸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이동국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아시아 최고 선수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정신적 충격이 컸을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