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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환희를 꿈꾼다. 피날레 무대의 막이 오른다.
상대가 K-리그에 치욕을 안긴 알 사드이기에 결코 물러설 수 없다. 단판승부다. 전망은 밝다. 전북이 우승해야, 우승할 수밖에 없는 3가지 이유가 있다.
K-리그는 살아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1일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퇴장 당한 5명에 대한 1차 징계를 발표했다. 난투극에 휘말린 공격수 스테보와 고종수 수원 코치는 6경기 출전 정지를 받았다. 반면 그라운드에 난입, 한국 관중을 때린 케이타 압둘 카데르와 비신사적 골을 터트린 니앙은 추가 징계를 피했다. 대세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 수하일 사베르 알리 골키퍼 코치만 6경기 출전 정지가 내려졌다. 두 선수는 결승전에 출전할 수 있다. 수원은 대한축구협회를 창구로 해 형평성에 이의제기를 했으나 결승전 전까지 번복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 정신은 페어 플레이다. 무너진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 실력으로 다시한번 K-리그의 존재감을 각인시켜야 한다. 전북이 우승해야 하는 이유다.
'닥공', 아시아에서 더 위력적이다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의 기세가 K-리그를 넘어 아시아 무대를 휩쓸고 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이 탄생시킨 철학은 90분내내 공격 축구를 구사하는 스타일이다. 올시즌 화제의 신조어다. 전북은 K-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2.23골(30경기 67골)을 기록했다. 1999년 수원(29경기·60골)이 세운 역대 경기당 평균 최다 득점(2.07골)을 넘어선 새로운 역사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는 더 매섭다. 조별리그부터 준결승전까지 11경기를 치르면서 경기당 평균 2.82골(31득점-10실점)을 터트렸다.
결승전에서는 주포 이동국이 종아리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다.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백업 스트라이커 로브렉은 경고누적으로 결장한다. 문제는 없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6골을 작렬시킨 에닝요를 비롯해 루이스 정성훈 서정진 등이 건재해 전력 누수는 크지 않다. 홈이점을 앞세운 화끈한 공격 축구는 결승전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이 우승할 수밖에 없는 첫 번째 이유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
알 사드는 묘한 운이 따랐다. 세파한(이란)과의 8강 원정 1차전의 0대1 패배는 3대0 승리가 됐다. 경기 후 세파한이 경고누적으로 뛸 수 없는 선수가 출전한 사실이 발각돼 행운의 몰수승을 거뒀다. 홈 2차전에서 1대2로 패했지만 1·2차전 합계에서 4대2로 앞서 4강에 올랐다. 수원과의 4강전은 설명이 필요없다. 1차전 난투극에 이어 2차전에서는 '침대 축구'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알 사드 최고의 무기는 고도의 심리전이다. 전북의 홈이점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전반 초반부터 강력한 몸싸움으로 선수들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최강희 전북 감독에게는 다른 얘기다. 5년 전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그는 아시아 무대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알 사드 성향을 잘 알고 있다. 상대 분석은 물론 선수들도 면밀히 파악했다.
평정심이 중요하다고 했다. 선수들에게는 심리전에 휘말리지 말 것을 수차례 주지시켰다. 그는 "우리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지금까지 보여준 경기력과 선수들의 정신무장을 봤을 때 알 사드에 밀릴 게 전혀 없다"며 "심리적인 문제 등을 잘 통제한다면 무난히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고기를 먹어본 전북이 알 사드보다 강한 두 번째 이유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