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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26·아스널)은 마르세유전에 후반 교체 투입될 것이다."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판 페르시를 아끼겠다는 생각이 작용했다. 판 페르시는 최근 수 년간 시즌 중 부상에 시달려 왔다. 유망주 위주의 팀 전력상 판 페르시에게 부담이 크게 갈 수밖에 없었고, 결국 이것이 부상으로 연결됐던 것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경기서 10골을 터뜨린 올해도 판 페르시에게 큰 부담이 가고 있다. 현재까지 부상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으나, 점점 한계가 다가오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벵거 감독 입장에서는 F조 1위로 순항하고 있는 챔피언스리그에서 판 페르시를 굳이 무리시킬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승리가 필요한 경기에 주포를 뺄 수 있었던 것은 박주영이 프랑스 리그1에서 3시즌을 보낸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까지 릴(프랑스)에서 활약했던 제르비뉴와 박주영이 마르세유전 공격 전면에 선 것은 벵거 감독의 맞춤 전술이었다. 박주영이 모나코 시절 마르세유를 상대로 2골을 넣으며 강한 면모를 드러낸 점을 벵거 감독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박주영 선발 카드는 실패로 돌아갔다. 박주영은 62분 간 총 7.8㎞를 뛰어 다니면서 기회를 노렸으나, 동료들에게 패스를 연결한 것 외에는 찬스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단 1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채 그라운드를 빠져 나와야 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스카이스포츠의 해설가로 나선 루드 굴리트(네덜란드)는 "(마르세유전은) 박주영에게 너무나 어려운 경기였다. 움직임이 좋지 못해 경기에 전혀 관여하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스카이스포츠는 박주영에게 평점 5점을 매기면서 주장을 뒷받침 했다. 벵거 감독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박주영은) 오늘 경기에서 약간 부족한 면을 보였다. 그간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부진을 인정했다. 유럽 클럽대항전 출전을 꿈꿔왔던 박주영은 아스널 입단 두 달여 만에 목표를 이뤘다. 그러나 데뷔전의 추억이 유쾌하지는 못할 것 같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