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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못한 맨체스터더비 결과, 차이는 기술이었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1-10-24 12:44


사진캡처=맨유 홈페이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스코어였다. 말그대로 참패였다.

맨유는 23일(한국시각) 안방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2011~201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맨시티와의 맨체스터더비에서 치욕적인 1대6 패배를 당했다. 1992년 EPL로 명칭을 변경한 후 맨유가 당한 최다 점수차 패배다. 자존심 강한 알렉스 퍼거슨 감독조차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내 인생 최악의 결과였다. 내가 선수였을때도 1-6으로 패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믿을 수 없는 점수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두 팀의 차이를 만든 것은 기술에 있다. 맨시티는 이탈리아 출신의 명장 로베르토 만시니 감독의 부임 이후 힘을 중시하는 잉글랜드 스타일 대신 기술을 중시하는 대륙식 스타일로 전환했다. 맨시티의 주축으로 자리잡은 야야 투레(코트디부아르), 다비드 실바(스페인), 사미어 나스리(프랑스), 마리오 발로텔리(이탈리아), 세르히오 아구에로(아르헨티나) 등은 화려한 테크닉을 지닌 선수들이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맨유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발로텔리와 아구에로는 각각 2골과 1골을 넣었고, 실바는 절묘한 패스로 맨유 수비진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야야 투레는 중원에 힘을 불어넣었으며, 교체투입된 나스리도 맨시티에 창의력을 불어넣었다. 맨유는 맨시티와의 1대1 싸움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지며 완패를 당했다.

사실 맨유의 올여름 이적시장 화두 역시 기술이었다. 퍼거슨 감독은 5월 바르셀로나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완패 이후 기술적 선수로의 세대교체를 천명했다. 애슐리 영, 필 존스 등이 새로이 맨유 유니폼을 입었다. 톰 클레버리, 안데르손 등 기술이 좋은 선수들이 중용되기 시작했다. 초반 퍼거슨 감독의 전략이 맞아떨어졌다. 리그에서 5연승을 달리며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맨유의 새로운 축구는 설익어 보였다. 웨인 루니를 제외하고 확실한 차이를 만들어낼만한 에이스가 없었다. 결국 테크니션이 즐비한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기술의 차이를 드러냈다.

기술 싸움에서 완패한 맨유는 수비라인까지 동시에 흔들리기 시작했고, 결국 조니 에반스마저 퇴장을 당하면서 급격히 붕괴됐다. 퍼거슨 감독은 여름 내내 노렸던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인터밀란)를 영입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을지 모른다. 스네이더르는 맨유가 갖고 있지 못한 기술과 창의성을 동시에 줄 수 있는 선수기 때문이다. 문제는 드러났다. 과연 백전노장 퍼거슨 감독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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