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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감독 승부수, "데얀도 벤치 앉을 수 있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1-10-14 08:27



최용수 FC서울 감독대행(40)이 어금니를 물었다.

2주간의 A매치 쉼표 전인 3일 숙명의 라이벌 수원에 0대1로 패했다. 상대 결승골이 오프사이드 오심이었지만 쿨하게 돌아섰다. 다만 그 아픔은 잊지 않았다.

수원전 패배로 3위에서 4위(승점 48·14승6무7패)로 한 계단 내려섰다. 수원이 3위(승점 49·15승4무9패)에 올랐다. 수원과의 경기 전까지 포스트시즌 결과와 관계없이 내년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거머쥐는 2위 등극을 꿈꿨다. 현재도 산술적으로는 가능하다. 하지만 희박하다. 3라운드가 남은 가운데 2위 포항은 승점 55점(16승7무4패)이다.

마지노선을 정했다. 3위다.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대가 수원이라 결코 양보할 수 없다. 서울은 16일 오후 3시 인천월드컵경기장에서 허정무 감독의 인천과 격돌한다. 2011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28라운드다.

기회가 바로 왔다. 15일 성남과 FA컵 결승전을 치르는 수원은 8일 28라운드를 먼저 치렀다. 전북과 2대2로 비겨 승점 1점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인천을 잡으면 3위를 탈환하게 된다.

최 감독은 승부수를 던졌다. 서울의 주포이자 간판인 데얀(30)에 칼을 댄다. "데얀도 벤치에 앉을 수 있다"고 했다. 내부경쟁과 분위기 전환에 불을 지핀다. 22골로 득점왕을 예약한 데얀은 이견이 없는 붙박이 주전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1대0 승)에 이어 수원전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데얀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컸다. 최전방에서 볼을 잡은 동료들은 그의 눈치를 본다. 함정이 있다. 데얀의 컨디션이 좋으면 문제는 없다. 부진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동반 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 또 민감해졌다. 그는 동료들의 패스가 원활하지 않으면 간간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가 필요하다는 느꼈다.

살인 일정상으로도 처방이 필요하다. 몬테네그로 대표팀에 차출돼 유로 2012 예선을 뛴 데얀은 13일 귀국했다. 시차를 적응해야 하는 벽이 있다. 14일과 15일 이틀 훈련 후 선발 출전하는 것은 무리다. 다음달도 대비해야 한다. 포스트시즌 직전 A매치가 2주간 또 열린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몬테네그로는 체코와 격돌한다. 데얀의 차출이 예상된다. 11일과 15일 1, 2차전이 열린다. K-리그 3위와 6위, 4위와 5위의 6강 플레이오프는 각각 19일과 20일 열린다. 서울로선 몬테네그로의 플레이오프 진출이 마냥 반가울 순 없다.

최 감독은 "수원전 후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데얀의 경우 최악의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 2위를 차지하는 것이 사실상 힘들어졌지만 3위 탈환으로 새로운 희망을 그리겠다"고 밝혔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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