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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대표팀이 소집되면 이슈는 늘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는 히딩크 감독의 눈밖에 났고, 2006년 독일월드컵을 앞두고는 불의의 부상으로 '눈물 응원 CF'를 찍었고,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효용성 논란이 일었다. 이동국과 A대표팀은 영원한 이야깃거리다.
조광래호에 승선한 이동국은 지난 7일 폴란드와의 평가전에서 45분만 뛰었다. 골은 넣지 못했고, 활약은 미미했다는 평가다. '조광래 감독이 이동국을 너무 챙겨주지 않는다'는 팬들도 있고, '이동국은 국내에서만 잘한다'고 평가절하하는 쪽도 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이동국은 90분용"이라고 감싸고, 조광래 감독은 "특별 대우 없다. 후반에 조커로 투입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애매한 상황을 주장 박주영이 정리했다. 박주영은 10일 기자회견에서 "대표팀에서 동국이형의 모든 것을 배우고 있다. 선배로서 충분히 공헌하고 있다. 전술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을 찾아보려 해도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무한 신뢰, 선배에 대한 존경, 자칫 팀에 미칠 수도 있는 나쁜 영향들을 사전에 차단하는 발빠른 행보다. 박주영은 여기에 지나지 않고 "동국이형은 내가 태극마크를 처음 달았을때도 옆에 계셨다. 그때도 형을 보며 훈련에 임하는 자세부터 움직임, 전술을 이해하는 능력 등을 배웠다.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동국과 박주영은 중앙 공격수지만 움직임이 다르다. 이동국은 타깃형 스트라이커로 쭉 성장해왔고, 박주영은 전후좌우로 움직이는 스타일이다. 조광래 감독이 선호하는 '제로톱(중앙 스트라이커가 있지만 측면 공격수와 자주 자리를 바꾸는 공격) 전술'에 딱 맞는 선수는 박주영이다.
조 감독은 폴란드전에서 이동국에게서 박주영의 장점을 일부 보고 싶어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지난 4일 조 감독은 "이동국을 출전시키면 좌우 측면 공격수의 움직임이 예전과는 달라진다. 이동국의 장점을 살려줄 것"이라고 했지만 폴란드전 이후 차가운 기색이 역력하다.
사령탑 입장에서는 특정 선수에 대해 과도한 관심을 줄 수 없다. 하지만 이동국의 속마음이 편할 리 없다. 박주영의 지지발언은 그래서 시의적절하다. 베테랑이 화가 나 벤치를 지키면 제대로 돌아갈 팀은 없다. 박주영의 말 한마디가 팀을 하나로 만들고 있다. 주장이 해야할 역할은 바로 이런 것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