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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 2차 공판 최성국, "조폭 협박에 어쩔 수 없이 가담했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1-08-19 20:39


최성국이 19일 2차 공판에서도 공소사실을 일부 부인했다. 지난달 28일 창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을 위해 최성국이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창원=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프로축구 승부조작 혐의로 불구속된 최성국(28·수원)이 2차 공판에서도 공소사실을 일부 부인했다.

19일 창원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김경환 부장판사)는 오전 10시와 오후 2시 두차례로 나눠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전현직 선수, 브로커, 전주 등 60명에 대한 심리를 진행했다. 오전 10시에는 7월 28일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한 43명에 대한, 오후 2시에는 공소사실을 부인한 17명에 대한 재판이 진행됐다.

관심의 초점은 공소사실을 부인한 17명이 모여있는 오후 공판에 모아졌다. 1차 공판에서 혐의 사실을 부인하며 관심을 모은 국가대표 출신 최성국은 변호인을 통해 "경기 전날 조직폭력배로부터 많은 전화를 받았고 이들이 있는 호텔방에 불려가 협박을 받았다"며 "강요 때문에 승부조작에 가담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최성국을 제외한 16명도 '돈은 받은 사실은 인정하지만 승부조작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 '우연히 승부조작 이야기를 듣고 스포츠토토 복권을 산 행위가 기망행위에 해당하는지 불분명하다' 등의 이유로 항변했다.

오전 공판에서 대부분은 1차때와 마찬가지로 검찰에 제출한 증거에 동의하고 공소사실을 다시 한번 인정했다. 그러나 두 명의 선수는 공소사실을 일부 부인하기도 했다. 공소사실을 부인한 선수들은 '금품을 받은 것은 인정하지만, 승부조작의 대가로 인식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에 공판검사는 '승부조작 사건은 가담의 적극성 여부가 아닌 경기와 관련해 금품이 오갔는지 등을 두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변호인의 요청으로 피고인 심문을 한 일부 선수들은 "구단내 선후배 관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담했다"며 "공소사실 전부를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프로축구연맹의 관계자는 "19일 재판에서 일부 선수들에 대한 형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선수가 나타나는 등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연루된 선수에 대한 연맹차원 징계여부에 관해서는 "아직 상벌위원회가 언제 열릴지 정해지지 않아서 구체적인 언급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음 재판은 29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로 나눠 진행된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한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검찰의 구형을 듣고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다. 부인하는 피고인들을 상대로는 증인들을 출석시켜 본격적인 변론에 나선다. 형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이 잡힐 29일 재판에 귀추가 주목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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