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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경기력 어느 정도길래, 셀틱 러브콜 제동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1-08-16 14:48 | 최종수정 2011-08-16 14:48


◇기성용

기성용(22)의 첫 걸음은 눈물이었다. 2009년 8월 K-리그 시즌 도중 친구 이청용(23·볼턴)에 이어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셀틱행을 확정지었다.

K-리그가 끝난 후인 2010년 1월 스코틀랜드에서 제2의 축구인생을 시작했다. 하지만 시련이 기다렸다.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FC서울 시절 스승인 세뇰 귀네슈 터키 트라브존스포르 감독까지 영입 제의를 했다. 그도 흔들렸다. 그만큼 마음고생이 심했다.

6월 남아공월드컵 후 입지가 달라졌다. 셀틱이 월드컵에서 펼친 그의 활약에 놀랐다. 스콧 브라운 등 경쟁 선수들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지난해 8월 마침내 주전자리를 꿰찼다.

스코틀랜드에 입성한 지 1년 8개월이 흘렀다. 그의 시대다. 기성용이 상종가다. 셀틱이 러브콜이 쇄도하자 제동을 걸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블랙번과 토트넘 등이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2개의 러시아 팀은 직접 구단에 의사를 타진했다.

스코틀랜드 일간지 이브닝타임스는 16일(한국시각) '성용의 활약을 보면 충분히 다른 팀들의 관심을 끌만하다. 그러나 닐 레넌 감독은 기성용을 팀의 중요한 미드필더 자원으로 생각하고 있어서 다른 팀들의 관심을 환영하지 않고 있다'며 '셀틱은 어떤 이적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을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기성용은 2014년 1월까지 셀틱과 계약돼 있다. FC서울에서 셀틱으로 이적할 때 그의 몸값은 200파운드(약 35억원)였다. 현재 그의 시장가는 1000만파운드(약 178억원)선으로 무려 800만파운드(약 142억원)가 치솟았다.

기성용의 경기력이 과연 어느 정도길래 불과 20개월 만에 세상이 바뀐 것일까.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아시아 선수는 안된다고 했다. 그는 고정관념을 깼다.


기성용은 주전 경쟁에서 밀렸을 당시 생각을 고쳤다. 그전까지 수비보다 화려한 공격을 선호했다. 수비에 주안점을 두고 훈련하고 또 훈련했다. 몸을 사리지 않았다. 거친 스코틀랜드 무대와 정면 충돌했다. 성장 속도는 빨랐다. 공수에 걸쳐 흠없는 선수로 거듭났다.

기성용은 2011~2012시즌 3경기에서 벌써 2골을 터트렸다.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한 패싱력과 지능적인 플레이는 군더더기가 없다. 1차 저지선에서 상대 공격도 효과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어떤 리그에서도 통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름이적시장은 이달 말 문을 닫는다. 이번이 아니더라도 현재의 기세만 이어지면 기성용의 빅리그 입성은 시간문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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