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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행 파브레가스, 아스널 향한 절절한 작별인사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1-08-16 14:22 | 최종수정 2011-08-16 14:36


◇8년여의 아스널 축구인생을 마감하고 친정팀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아스널 주장 세스크 파브레가스
 사진 캡처=아스널 공식 홈페이지

마침내 '친정팀' 바르셀로나행을 확정지은 전 아스널 주장 세스크 파브레가스(24·바르셀로나)가 이별을 앞둔 절절한 마음을 표현했다.

파브레가스는 16일(한국시각)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어린시절 꿈을 이뤄 행복하면서도 복잡한 감정(mixed emotion)"이라고 솔직한 이적 심경을 털어놨다. 8년간 아버지처럼 자신의 축구인생을 이끌어준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에 대한 감사와 '아스널의 미래' 잭 윌셔(19) 아론 램지(21)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파브레가스는 벵거 감독과 아스널에 대한 깊은 속내를 가감없이 털어놨다. "지난 금요일 벵거 감독에게 작별인사를 하는데 감정이 복받쳤다. 내게는 아버지와도 같은 분이다. 내 축구 인생에서 만난 최고의 인물이다. 벵거 감독이 내게 해준 모든것에 얼마나 감사하고 있는지 제대로 말도 할 수 없었다. 나중에 '모든 것에 감사한다'는 한마디를 문자메시지로 보냈다. 그가 없었다면 나는 꿈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다. 인생의 3분의 1인 8년을 이곳에서 보냈다. 소년이 남자가 됐다. 축구에 있어 절대적인 모든 것을 여기서 배웠다. 복잡한 마음이다. 인생은 계속될 것이다. 아스널은 언제나 그곳에 있고 팬들도 언제나 그곳에 함께 있을 것이다. 선수들은 오고간다. 클럽은 언제나 선수들보다 위대하다."

자주 언급했던 무관의 아쉬움도 재차 언급했다. "아스널에 있으면서 결승, 준결승에 많이도 나섰다. 무언가를 얻기에는 언제나 마지막 한걸음이 모자랐다. 그점을 받아들이기가 참 힘들었다. 단지 타이틀을 얻지 못해서가 아니라 늘 똑같은 길과 실패를 반복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아스널을 위해 모든 힘을 쏟았지만 우승 트로피를 보여주지 못했다. 아스널 주장으로서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한 점이 내 축구 커리어에 가장 아쉬운 점이다."

주장인 자신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보내준 아스널 팬들도 챙겼다. "아스널 팬들을 위해 특별한 인터뷰 자리를 만들고 싶다. 지난 두달반 동안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구단이 아무말도 하지말라고 했고 나는 실망스럽고 화도 났지만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며 그동안의 침묵에 대한 사과와 함께 이별의 슬픔을 표했다.

자신이 떠난 후 아스널의 미래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아스널은 다시 세계 최강의 클럽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내가 떠나도, 비에라, 앙리, 베르캄프가 떠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괜찮을 것"이라는 말로 전임 주장들의 예를 일일이 언급했다. 이어 '아스널의 미래' 미드필더 후배인 잭 윌셔와 아론 램지에게 강렬한 기대를 표했다. "아론, 잭과 수년간 발을 맞췄다. 잭은 2-3년 내에 잉글랜드 주장이 될 것이다. 분명하다. 더욱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이다. 애런의 엔진은 믿을 수 없을 만큼 강력하다. 아스널의 차세대 빅스타가 될 것이 틀림없다."

지난 2004~2005년 시즌 아스널에서 첫 시즌을 시작한 파브레가스는 15일 이적료 4000만유로(약 616억원)에 바르셀로나행을 확정했다. 부족한 500만유로(약 77억원)는 자신의 연봉으로 부담하겠다고 밝힐 만큼 바르셀로나행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 왔다. 메시, 피케와 함께 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성장한 파브레가스는 2003년 벵거 감독의 눈에 띄어 아스널에 입단했고, 8년만에 친정팀으로 돌아가는 '금의환향'의 꿈을 이루게 됐다. '아스널 주장' 파브레가스의 이적 확정 소식에 팬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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