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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 파문에 이은 한-일전 3골차 참패, 악재의 연속이다.
출발 포인트가 K-리그다. 하부구조가 튼튼해야 건강해진다. K-리그는 한국 축구의 젖줄이다. 일본 축구의 성장도 J-리그에서 출발했다. 선진국형 구조를 갖췄다. 승강제 시스템과 장기적인 축구 인프라 구축 등이 한국과는 비교가 안 된다. 10여년 전의 실험이 드디어 현실로 나타났다.
K-리그가 살아야 대표팀이 산다. 그동안 수도 없이 목청을 높였다. 공염불에 불과했다. 채찍보다는 당근이 필요하다. 한국 축구가 고개를 숙인 데는 프로축구 경기장을 찾지 않는 팬들의 책임도 있다. 대표팀의 회생을 위해서는 K-리그에 애정을 줘야 한다. 프로축구가 주목받지 못하면 정상에서 영원히 멀어질 수밖에 없다. 월드컵에서도 사라질 수 있다.
못 뛰는 해외파보다 매주 그라운드를 누비는 K-리거들을 즉시전력감으로 중용하는 것이 오히려 나을 수 있다. A대표팀은 K-리그 지도자들과의 소통도 강화해야 한다. 소속팀에서도 뛰지 못하는 선수를 발탁하는 독불장군식 팀 운영은 지양해야 한다. 대표팀과 K-리그는 공생관계다. 왜 못 뛰는지, 어떤 문제가 있는지 등을 자문해야 한다.
2011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21라운드가 13일과 14일 전국 8개구장에서 열린다. 순위 경쟁이 불꽃튄다. 승점 1점차인 4위 FC서울(승점 33·골득실차 +4)과 5위 전남(승점 32)이 1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충돌한다. 전남은 3월 20일 첫 만남에서 서울을 3대0으로 완파했다. 서울은 명예회복을 예고했다.
7위 경남(승점 31)과 8위 수원(승점 29)의 만남도 관심이다.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1~3위인 전북(승점 43), 포항(승점 37) 제주(승점 33·골득실차 +7) 등은 약체 대구, 강원, 대전과 맞닥뜨린다. 승점 3점을 추가할 수 있는 기회다.
K-리그 경기장들이 팬들의 발걸음으로 가득찰 때 한국 축구는 빼앗긴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다. 제2의 한-일전 참패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