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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토 자케로니 일본 감독은 3-4-3 시스템의 선봉장으로 유명하다. 3-4-3 시스템으로 AC밀란을 1998~1999시즌 세리에A 우승으로 이끌었다. 일본 대표팀에 부임한 직후 준비기간이 필요한 쓰리백 대신 포백을 유지했다. 결과는 카타르아시안컵 우승. 자케로니는 만족하지 않고, 전가의 보도 3-4-3 시스템으로 전환을 꾀했다.
자케로니 감독은 결국 한-일전에서 3-4-3카드를 포기하고 4-2-3-1 시스템을 꺼내들었다. 자존심 강한 자케로니 감독으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자케로니 감독은 지난해 유벤투스 감독 시절 이탈리아 언론으로부터 유벤투스와 3-4-3 시스템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온갖 비판을 받았음에도 자신의 신념을 지킨 바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자케로니 감독은 한-일전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한국이 원톱을 쓰는 것도 자케로니 감독이 3-4-3 카드를 포기한 이유다. 일반적으로 원톱 체제에서는 포백을 사용한다. 한명의 공격수는 두명의 중앙 수비만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수비숫자를 늘린다면 한국이 미드필드에서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강점인 미드필드에서 밀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찌감치 한국은 4-2-3-1 시스템을 가동하겠다고 선언했다. 일본이 같은 시스템으로 나선 이상 각 포지션만다 매치업이 불가피해졌다. 개인기량과 체력이 중요해졌다. 일본의 미드필드가 강점이지만 조광래 감독은 맞불작전을 놓겠다고 했다. 조 감독은 9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미드필드는 수준급이다. 그러나 비책이 있다. 미드필드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