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서 라이벌전, 또는 지역 호적수끼리의 혈투인 '더비'가 재미있는 것은 그라운드 뿐만 아니라 그라운드 밖에서도 '기 싸움'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스포츠의 정정당당함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이런 신경전은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한일전을 코앞에 두고 터져 나온 '도발'에 한국 선수은 발끈하는 분위기다. 이정수는 "일본만 세계 축구에 근접했나? 실력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구자철은 "축구를 하면서 일본은 늘 부딛혀야 하는 상대다. 꺾이고 싶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일본 선수들도 한일전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기는 매한가지다. 혼다가 말한 "매우 힘든 경기가 될 것"이라는 표현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말과 같다.
골세리머니도 오랫동안 회자된다. 지난 1월 아시안컵 4강 한일전에서 기성용이 골을 넣고 '원숭이 골세리머니'를 해 여러가지 논란이 일었지만 이 역시 고조된 감정의 부산물이다. 역대 최고의 한일전 세리머니로는 지난해 5월 박지성이 사이타마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일본팬들을 물끄러미 응시하며 천천히 뛰었던 '산책 세리머니'였다.
관중들의 플래카드도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얘기거리가 된다. 요즘은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의 영향으로 그 반향이 커지고 있다. 삿포로=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