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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사실 이범영은 올시즌 초반만하더라도 부산의 주전 수문장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광저우아시안게임 이후 쉼표가 없었다. 체력이 고갈됐다. 그러면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4경기에서 12골을 허용했다.
불안한 심리도 부진의 원인이었다. 아시안게임 당시 아랍에미리트(UAE)와의 준결승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승부차기를 대비해 김승규(울산) 대신 교체투입됐지만, 뜻하지 않는 결승골을 허용하면서 마음고생이 심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반드시 기회가 올 것'이라 믿었다. 이범영은 "2008년 부산에 입단한 이후 줄곧 백업 골키퍼였다. 이제는 백업으로서 주전 골키퍼를 도와 어떻게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지 알고 있다. 그러나 나에게도 반드시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기회를 잡기 위한 만반의 준비는 되어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범영은 "그동안 서운한 마음도 들었다. 그러나 모든 일은 나의 부진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누구를 탓할 수 없다"며 "성남전에서 '내가 아직 죽지 않았다'라는 것을 보여줬다. 소속팀과 올림픽대표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도약의 기틀을 마련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비 온 뒤에는 반드시 땅이 굳는다. 이범영은 시련으로 인해 더 단단해졌다. 목표도 길게세웠다. 당장 런던올림픽에 나가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는 것이 꿈이지만 A대표팀 주전 수문장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다. 미래 한국 축구의 골문을 지킬 이범영이 희망찬가를 부르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