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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명문팀 바젤행이 확정된 박주호(24)가 24일 오전 인천공항 출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스무살 이후 박주호의 축구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다. 숭실대 재학중이던 2008년 일본 J-리그 2부리그팀 미토 홀리호크에 입단했고, 2009년 가시마 앤틀러스, 2010년 주빌로 이와타를 거쳐, 그리고 2011년 스위스리그 바젤 진출이다. "늘 적응할 때쯤 이적해 힘든 점도 많았다. 가시마에서 이와타로 갈 때는 1년 이상 있고 싶었는데 언제 다시 올지 모를 기회가 왔다. 한살이라도 어릴 때 도전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스위스행을 결심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매년 성장을 거듭해왔다. 낯선 땅에서 매년 새로운 팀에서 새 동료들과 발을 맞춘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았다. 하지만 청소년대표팀 주장 출신의 적극성과 친화력으로 J-리그에 녹아들었다. 일본 진출 3년만에 일본어도 수준급에 이르렀다. 2006년부터 3년간 바젤에서 뛰었던 가시마 시절 동료 나카타 고지(가시마 앤틀러스)는 전화를 걸어 "한국식당도 많고 마을도 예쁘다. 아는 사람이 있으니 미리 전화해놓겠다"며 도우미를 자청했다. 좌충우돌하며 적응한 J-리그의 경험이 스위스리그에 연착륙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보다 큰 꿈을 위해 틈틈이 영어공부도 해왔다. 미니홈피에 자신의 체중, 근육량, 체지방량을 꼼꼼하게 기록할 만큼 자기관리에 뛰어난 선수다.
선배 이영표도 '왼쪽 풀백 후계자' 박주호의 스위스행에 대해 축하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상위팀과 하위팀의 격차가 큰 리그가 좋다. 강팀과 약팀을 골고루 맞붙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앞둔 스위스리그 바젤행은 여러 모로 좋은 선택"이라는 덕담을 건넸다.
최종 목표를 묻는 질문에 박주호는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표팀에서 활약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스위스 바젤에서 좋은 활약을 하다보면 내 가치와 꿈이 한단계 발전할 것"이라고 담담하게 덧붙였다. 최근 조광래호의 샛별로 떠오른 김영권과의 왼쪽 풀백 경쟁에 대해서도 의연한 모습이었다. "영권이는 좋은 선수다. 영권이의 장점이 있고 나의 장점이 있을 것이다. 대표팀은 정해진 선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매년 포지션 경쟁이 벌어지기 때문에 급하게 마음먹을 것도 없고 팀에서 활약하다 보면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스위스 명품팀에서 명품 수비수로서의 금의환향을 꿈꾸고 있었다.
한편 박주호는 25일 메디컬테스트를 마친 뒤 계약서에 정식서명한 후 독일 뮌헨 인근에서 실시되고 있는 팀 전지훈련에 합류해 내달 16일 개막하는 리그 일정에 대비한다. 스위스 슈퍼리그에서 14회 우승한 바젤은 최근 두 시즌 연속 리그를 제패한 명문클럽으로, 다음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32강 본선에 참가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