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넘치는 박지성, 맨유와 재계약 청신호?

박지성. 스포츠조선DB

묵묵하지만 여유가 넘쳤다. 다음 시즌에도 맨유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박지성(30·맨유))이 11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거스 히딩크 터키 대표팀 감독과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맨유에서 2010~2011시즌 일정을 마친 뒤 지난달 31일 귀국한 박지성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흰색 와이셔츠에 검은색 정장 바지의 단정한 차림으로 나타난 박지성은 밝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여유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박지성은 이날 맨유와의 재계약 문제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재계약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말씀드릴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실 조심스러운 입장이기에 원론적인 답변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최근 박지성 측 주변에서 외국 대리인이 구단과 협상을 시작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계약 연장 기간과 연봉 인상안을 놓고 조율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영국 축구전문사이트 트라이발풋볼닷컴은 10일 박지성이 맨유와 재계약이 확실하며 다음달 미국에서 펼쳐질 맨유의 투어 일정 전에 사인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정황상 재계약은 확실하지만, 주급 인상 협상을 벌이고 있는만큼 섣불리 재계약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박지성은 "선수로 뛸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가 밝힌 기간은 3~4년이다. 그동안 맨유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낸 것으로 미뤄보면 아직까지 맨유맨으로 남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함께 자리한 히딩크 감독은 박지성의 모습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박지성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훌륭한 청년으로 성장했다. 볼 때마다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네덜란드 리그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빅리그에 진출했다. 굉장히 현명한 선택이었다. 박지성처럼 뚜렷한 목표를 갖는다면 꿈은 이루어진다"고 찬사를 보냈다.
박상경 기자 [e-mail]